농심, 라면 3사 가운데 유일하게 2분기 적자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라면업계가 올해 2분기 성적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장사는 모두 잘했는데, 환율 급등과 수출 비중 등 대내외적 요인이 변수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1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과 오뚜기, 삼양식품 3개사 가운데 올 2분기 적자를 기록한 기업은 농심이 유일하다. 

   
▲ (위부터) 농심, 삼양식품, 오뚜기 로고/사진=각 사 제공


농심은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756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479억 원 보다 17% 증가했다. 그럼에도 영업이익은 43억 원으로 전년 동기 173억 원 대비 무려 75% 감소했다.

특히 해외법인을 제외한 별도기준으로는 3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1998년 이후 처음으로 적자 전환했다. 농심이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한 것은 1998년 2분기 이후 24년 만이다.

어닝쇼크를 기록한 농심과 달리 삼양식품은 올 2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삼양식품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2553억 원, 영업이익은 273억 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3%, 영업이익은 92% 각각 증가했다.

삼양식품의 2분기 실적은 해외사업이 견인했다. 2분기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0% 증가한 1833억 원으로, 분기 최대 수출 실적을 갱신했다.

오뚜기는 지난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47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789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307억 원으로 13% 늘었다.

다만 오뚜기는 라면 외에도 유지류, 냉동피자와 같은 간편식(HMR)등 다른 제품 매출이 전반적으로 실적을 뒷받침했다.  

라면사업이 전체 매출의 대부분인 농심과 삼양식품을 비교하면 올 2분기는 수출 비중이 성적에 크게 작용했다. 

최근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약 13년 만에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까지 올랐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는 원달러 환율 급등은 수출기업에게는 호재로 인식된다. 삼양식품은 국내에서 만들어 해외로 파는 수출비중이 60%를 훌쩍 넘긴 반면, 농심은 10% 수준에 머무른다. 농심은 중국·미국 등의 경우 현지에 생산 공장을 두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매출이 증가했음에도 국제 원자재 시세 상승, 높아진 환율로 원재료 구매 단가가 높아진 등의 영향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어닝쇼크를 기록한 농심이 오는 4분기 라면 가격 인상을 시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앞서 KB증권은 지난 달 12일 농심에 대해 “올해 2분기 어닝 쇼크가 발생하면, 라면 가격 인상에 대한 명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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