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호 출범 한 달, '민생' 강조에도 정당 지지율 하락…중도 확장력 부족
여당 내홍·외교 참사 불구 이재명 사법 리스크 가시화에 ‘적대적 공생’ 지적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저와 민주당부터 반사이익 ‘정치’가 아닌 ‘잘하기 경쟁’으로 희망을 만드는 정치를 하겠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한 발언이다. 이 대표는 지난달 28일 당 대표로 선출된 이후 ‘민생 우선’·‘강한 야당’을 앞세워 유능과 실력으로 총선을 승리로 이끌겠다고 호언장담했다. 

특히 이재명 대표는 상대의 실패에 의존하지 않고, 제1야당으로서 뚜렷한 경쟁력을 앞세워 대안정당이 되겠다는 포부도 보였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9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사진


하지만 이재명 체제가 출범한지 한 달이 지난 현재 민주당은 대안정당은 고사하고 정작 반사이익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복수의 여론조사 기관에 따르면 최근 이재명의 민주당은 ‘민생’을 거듭 외치고 있음에도 민심은 사로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여당은 내홍에 휩싸였고, 윤석열 정부는 ‘외교 참사’·‘영빈관 신축’ 등 실책을 반복해 민심에서 멀어지고 있음에도 민주당 지지율은 동반하락세를 보여 근본적 대응부터 잘못됐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선호 정당에 대해 여론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9월 4주차 민주당 지지율은 34%에 불과했다. 이는 이재명 체제가 출범했던 지난 8월 4주차(36%)대비 지지율이 2% 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또 알앤써치가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선호 정당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민주당 정당 지지율은 35.2%로 이재명 지도부 출범당시(35.6%)보다 0.4%포인트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여당이 연이어 실책을 범하고 있음에도, 민주당이 대안으로 선택받지 못했음은 물론 반사이익 마저 흡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소속의원들이 9월 22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자료사진)/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러한 배경에는 민주당이 이재명 리스크를 희석하기 위해 무리하게 정쟁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정치권에 따르면 비주류 출신인 이재명 의원이 당 대표로 선출된 배경에는 낡은 민주당에 대한 ‘개혁’·‘혁신’에 대한 기대감이 다수 반영된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정작 이재명 지도부는 출범 이후 우상호 비대위에서 추진했던 선거패배에 대한 분석과 성찰 등에 거리감을 보이고 있다. 

선거패배의 원인이자 쇄신의 대상으로 ‘자생당사’·‘이재명 책임론’ 등이 거론되는 것을 경계했기 때문이다. 이에 혁신과 변화를 기대했던 국민 눈높이를 충족하지 못해 대안정당 이라는 프레임에서 멀어지게 됐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급작스럽게 정쟁에 수위를 올렸음에도 정작 대안은 제시하지 못한 것도 지지율 동반하락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민주당은 최근 윤석열 정부의 실책에 힘입어 ‘김건희 특검법’, ‘박진 장관 해임안 건의’ 등을 당론으로 추진했다. 하지만 부실한 사전 준비로 ‘현실성 부족’·‘정치쇼’라는 부스럼을 만들어 중도층 이탈을 불러온 것으로 파악된다.

또 민생을 주창한 만큼 뚜렷한 대안을 마련했어야 했음에도, 국민 최대 관심사인 ‘저성장’·‘고물가’ 문제 해결 대신 ‘노란 봉투법’·‘양곡법’ 등 국민다수를 대변하지 못하는 법안을 강조하며 특출한 민생 해법을 제시하지 못해 유권자의 외면을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정치평론가인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 “상황에 대한 대응 방식이나 수위조절을 잘못해 중도 확장력을 확보하지 못했다”면서 윤석열 정부 실책의 반사이익을 놓치게 된 원인으로 ‘성급한 정쟁화’를 꼽았다.

이어 박 교수는 “대안정당을 강조한 만큼 국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을 마련했어야 했으나 이마저도 부족했다”면서 민생 위기의 근본 문제해결을 위한 대안이 부재했다는 점도 민주당의 실책으로 거론했다.

그러면서 그는 민주당이 반사이익을 놓치면서까지 성급하게 정쟁에 뛰어들게 된 이유로 “(이재명 대표)사법 리스크가 부각됨에 따라 지지층 결집을 위해 적대적 공생하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면서 대안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수위와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 (주)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의뢰하고 자체 조사했다. 2022년 9월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 조사를 실시했고,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조사방법은 전화조사원 인터뷰로 유선전화면접 10%(유선전화번호 RDD 랜덤 생성한 번호 중 추출) 및 무선전화면접 90%(무선전화번호 RDD 랜덤 생성한 번호 중 추출)였다. 응답률은 총 통화 9627명 중 1000명이 응답을 완료해 10.4% 였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다. 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여론조사결과 현황 게시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뉴스핌이 의뢰하고 여론조사기관 알앤써치가 조사했다. 2022년 9월 24일부터 9월 26일까지 3일간 조사를 실시했고,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조사방법은 무선전화면접(무선전화번호 RDD 랜덤 생성한 번호 중 추출)이며, 응답률은 3.5%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다. 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 여론조사결과현황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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