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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언유착" vs "박진 해임"...'비속어 논란'에 협치 실종
이희연 기자 | 2022-09-29 11:58
국힘 "MBC, 조작자막 사과" 압박...민주 "박진 해임안" 되치기
일주일째 계속되는 ‘비속어 논란’ 대치에 여야 협치 물건너가

[미디어펜=이희연 기자]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 발생한 '비속어 논란'을 둘러싼 여야의 벼랑 끝 대치가 일주일째 계속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관련 영상을 최초 보도한 MBC를 향해 조작·편파 방송으로 국익을 해치고 있다며 '역대급 정언유착' 사건이라고 공세를 폈고,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을 '외교 참사'라고 규정지으며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 건의안'으로 되치기에 나섰다. 


윤석열 정부 첫 국정감사를 앞두고 여야가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한 힘겨루기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되지만 최악의 경제 위기 상황에서 여야가 '민생'보다는 '정쟁'에 더 몰두하는 모습을 보이는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또한 정치권 일각에서는 '비속어 논란' 여파가 계속될 경우 오히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거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27일 ‘MBC 편파조작방송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데 이어 TF위원들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전날(28일) 오전에 서울 상암동 MBC 본사를 항의 방문했다. 박대출 TF 위원장은 “MBC가 공영방송으로서의 본분을 망각하고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왜곡한 방송을 해 국익에 큰 폐를 끼친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그 책임을 묻기 위해 왔다”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을 MBC와 민주당에 의한 정언유착으로 상황 규정한 국민의힘이 28일 MBC에 대한 헝의 방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과방위 소속 권성동 의원도 이날 “MBC가 조작하면 민주당이 선동했다. 광우병 사태와 똑같은 방식”이라며 “이제 민영화를 통해 민주당 전위부대가 돼 국익을 해치고 있는 MBC를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국민의힘은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언론에 보도되기도 전에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을 보고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MBC와 민주당이 만든 '최악의 정언유착 사건'이라고 맹공을 폈다. 


이에 더해 국민의힘은 29일 대검찰청에 MBC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할 계획이다. MBC가 윤 대통령을 비방할 목적으로 자막을 조작하고 이를 적극 유포해 정보통신망법과 형법(명예훼손)을 위반했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MBC가) 매국적 국기 문란 보도를 자행하고 있다"라며 "누구보다 공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할 언론이 정파의 앞잡이가 되어, 가짜 뉴스로 대통령을 흠집 내고 국익을 훼손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대통령 발언에 없는 ‘미국’을 괄호까지 넣어 추가하고, 아무리 들어도 찾을 길 없는 ‘바이든’을 자막으로 넣은 경위를 명명백백히 밝히기 바란다”라며 “스스로 잘못을 바로잡지 못한다면 정치적 사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물론 국민적 심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막말 참사' '무능 외교'에 대한 책임 묻겠다며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으로 되치기에 나섰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상임위원회 간사단 연석회의에서 "더 이상의 실수를 용납할 수 없다. 대한민국 역사에 없는 외교 대참사를 빚고도 대통령과 외교부 장관의 진솔한 사과와 책임 있는 인사 조치가 이 시간까지 없다"라며 "오늘 본회의에서 박 장관 해임건의안을 처리하겠다"라고 으름장을 놨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을 대국민 사과와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으로 몰아가며 정부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처럼 윤 대통령 '비속어 논란'을 두고 여야가 일주일째 강 대강 대치를 이어가면서 정국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협치를 통해 경제 위기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 여야가 소모적인 정쟁에만 몰두하는 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또한 언론을 향한 과도한 공세는 오히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이날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국민의힘이) MBC를 공격하는데 대한 명분이 그렇게 커보이지 않는다. 자칫 잘못하면 대다수 방송이나 언론인들과 적대전선이 형성될 우려가 있다. 썩 좋은 방식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인 제공자는 윤석열 대통령인데, (대통령의)유감 표명이나 사과 없이 (이를)보도한 MBC만 왜곡 보도했다고 비판하는 게 상식적이고 합리적이냐는 판단은 국민들께서 하실 것 같다"라고 우려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도 이날 "어떤 형태든 언론과 대통령이 대립을 할 경우 대통령이 더 많은 손해를 보게 된다. 마치 대통령이 언론에 압박을 가하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라며 "언론을 상대할 때는 상당히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MBC가 편파적이고 의도적인 방송을 한다는 의심이 들더라도 입증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신중하게 해야 한다"라며 "분명하게 팩트(사실)에 입각해서 대응할 필요가 있다. 막연히 편파방송이라고 공격하고 대응할 경우 오히려 역풍이 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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