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100가구 중 3가구 2년 전보다 전세가격 하락
[미디어펜=이동은 기자]수도권 전세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전세 계약 당시보다 시세가 하락해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이 어려워지는 ‘역전세’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달 기준 수도권 아파트 278만 4030가구 가운데 2년 전보다 가격이 하락한 가구는 7만 8412가구(2.8%)로 나타났다.

   
▲ 전세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지역별로 전세가격이 2년 전보다 내린 아파트의 비중은 인천이 6.0%(36만 7936가구 중 2만 2192가구)로 가장 높았다. 경기와 서울은 각각 2.5%와 2.1%로 집계됐다. 

인천은 올해 들어 4만 가구 이상의 아파트가 입주하고 집값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중구, 동구의 구축 단지를 중심으로 시세 역전이 발생했다. 경기는 외곽 지역, 서울은 대단지 등에서 역전세 우려가 나타났다.

2020년보다 전세가격이 떨어진 수도권 아파트 7만 8412가구는 연식 구간별로 △30년 초과 2만 6248가구(33.5%) △21~30년 이하 2만 4534가구(31.3%) △11~20년 이하 1만 8198가구(23.2%) △5년 이하 6100가구(7.8%) △6~10년 이하 3332가구(4.2%) 순으로 조사됐다.

단지 규모별로는 300가구 미만의 소단지 비중이 39.4%(3만 892가구)로 가장 높았으며 △1500가구 이상 19.4% △300~500가구 미만 17.8% △500~700가구 미만 11.9% △700~1000가구 미만 8.0% △1000~1500가구 미만 3.5%가 뒤를 이었다. 

300가구 미만은 커뮤니티 시설 등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1500가구 이상 대규모 단지는 월세 전환과 갱신권 사용으로 전세수요가 줄고 매물이 쌓이면서 가격이 하향 조정된 것으로 파악된다.

◆전세 선호도 감소로 역전세 매물 증가 전망

전문가들은 최근 매매와 전세시장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역전세 매물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최근 전세 대출이자 부담이 확대되고 깡통전세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전세 수요가 감소하고 월세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주요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는 연 4.54~7.05% 수준까지 올랐다. 여기에 다음달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한 차례 더 인상되면 전세대출 금리는 8%를 넘어서 세입자들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여경희 부동산R114 연구원은 “최근 전세 대출이자 부담 등으로 월세를 선택하는 임차수요가 늘고 있어, 소규모 및 구축 단지뿐만 아니라 아파트 입주나 과거 갭투자가 많았던 지역에서는 2년 전보다 가격을 내린 전세매물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역전세 우려가 큰 지역에서는 기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반환하기 위해 주택을 급매물로 내놓는 집주인들로 인해 전세가격 하락 폭이 더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임차인은 가급적 최근 전세가격이 급격하게 내린 아파트의 입주는 피하고, 전세금반환보증보험에 가입하는 등 보증금 보호를 위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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