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명령 불복하자 대통령실 "타협 없다" 엄정대응…안전운임제 폐지 검토
정부 우려, 개인사업자 단체의 '노조화'…지금 물러서면 국가물류망 전체가 넘어가
정부, 안보·경제 목줄 넘기면 존립 이유 상실…협상력 부재·국민 자유 빼앗겨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올 인'(All in). 포커에서 갖고 있던 돈을 한 판에 전부 거는 것을 말한다. 지난달 29일 윤석열 대통령의 '업무개시명령' 발동을 기점으로 양 측은 일촉즉발로 치닫고 있다.

지난달 24일부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가 무기한 집단 운송거부에 돌입하면서 촉발된 전국의 물류 위기 사태는 결국 사상 초유의 업무개시명령 발동을 낳았다.

민주노총 화물연대는 '물류를 멈춰 세상을 바꾸자'는 슬로건을 내세우면서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를 요구하며 총파업에 들어갔다. 윤석열 정부가 모든 수단을 동원한 전방위 압박에 나섰지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이 물러설 수 없는 이유는 자명하다.

   
▲ 윤석열 대통령이 11월 29일 오후 그랜드워커힐서울에서 열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해외 자문위원과의 통일대화에 참석해 김관용 수석부의장의 환영사를 듣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화물연대의 파업, 집단 운송거부가 국민경제와 무역의 혈관이라고 할 수 있는 국가물류망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정부가 우려하는 것은 사실상 개인사업자들의 단체라고 할 수 있는 화물연대의 '노조화'다. 현재의 대치 상황에서 정부가 물러서면 국가물류망 전체가 노조의 손아귀에 넘어간다.

정부가 국가물류망이라는 안보·경제의 목줄을 넘기면 존립 이유를 상실한다. 안보·경제의 목줄을 쥔 화물연대가 파업에 나설 경우 정부의 협상력이 부재할 뿐더러, 이에 따라 국민의 경제적 자유가 완전히 빼앗긴다.

현 상황은 대중교통과 물류, 운송이라는 국민경제의 생명줄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가 배수의 진을 친 셈이다. 절대로 져선 안되는 게임에 임한 격이다.

실제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기자가 윤 대통령의 의지가 얼마나 강력한지 묻자 "그때 그때 타협을 위해서 이 상황을 넘기고자 한다면 또다른 불법을 양산할 것이기 때문에 법과 원칙에 따라서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며 "국민생활의 피해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지 않는다면 이것이야말로 정부의 직무 유기"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 또한 앞서 지난달 29일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경제는 한 번 멈추면 돌이키기 어렵고 다시 궤도에 올리는 데는 많은 희생과 비용이 따른다"며 "(화물연대가)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국민의 삶과 국가 경제를 볼모로 삼는 것은 어떠한 명분도 정당성도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제 임기 중에 노사 법치주의를 확고하게 세울 것이며, 불법과는 절대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며 "불법행위 책임은 끝까지 엄정하게 물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대통령실은 화물연대의 운송 거부가 지속될 경우, 오는 31일 일몰이 도래하는 안전운임제를 완전 폐지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면 실태조사를 통해서다.

이뿐 아니다. 정유·철강·컨테이너 등 다른 품목으로 업무개시명령을 확대하는 것을 비롯해 화물연대 운송 거부자에 대한 유가보조금 지급 배제, 화물차 등록제 전환, 화물차 허가 요건 완화도 검토한다. 국토교통부는 화물연대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시멘트 운송업체에 대한 현장조사 자리에서 "협상이라는 것은 없다"며 용어에서부터 선을 그었다. 업무개시명령은 '명령'이지, 화물연대와 협상할 안건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지난달 29일 브리핑에서 기자가 '화물연대가 업무개시명령에 응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이에 대한 입장이 궁금하다'고 묻자 "업무개시명령은 말 그대로 명령이다"라며 "수용할 수 있고, 수용하지 않을 수 있고 하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양측은 다음 협상 날짜도 잡지 못했다. 2차 협상이 결렬된 이후, 원희룡 장관은 "이런 식의 대화는 안 하는 것이 낫다"며 강경한 자세를 고수했다.

이제는 정부의 시간이다. 국민경제에 치명적인 경제적 피해를 일으키는만큼 화물연대에게 추가로 어떤 조치를 가할지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윤 대통령이 결단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