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전시회서 K-2·K-9·FA-50 등 선봬…정부, 지체상금 인하·최저가 낙찰제 폐지 등 지원사격 나서
[미디어펜=나광호 기자]K-방산이 지난해 21조 원 이상의 수출 성과를 거둔 가운데 올해도 중동을 필두로 이같은 기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한화그룹 방산계열사·한국항공우주산업(KAI)·LIG넥스원·풍산·기아·SNT중공업 등의 업체들이 다음달 20~24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국제방위산업전 2023'에 전시공간을 마련한다.

이들은 △K-2 전차 △K-9 자주포 △KF-21 보라매 △FA-50 경공격기 △유도무기 △전술차량 △화기류 △탄약류 등을 전시할 예정으로, 우성씨텍·동인광학·쎄크를 비롯한 중소기업들도 참가한다. IDEX는 중동 지역 최대 방산전시회로, 그간 국내 기업들이 판로 확대 및 네트워킹 강화 등의 목적으로 꾸준히 '발도장'을 찍었다.

   
▲ K-2 흑표 전차/사진=현대로템 제공

이 중 K-2는 전투중량 65톤·엔진 출력 1500마력급의 3.5세대 전차로, 폴란드와 노르웨이를 비롯한 동·북유럽을 중심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차광막 등 중동지역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데 도움을 주는 옵션을 장착한 수출형 모델도 선보인 바 있으며, UAE와 100대 규모의 수출계약이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계약이 성사되면 앞서 대형 수주 가능성이 제기됐던 이집트 뿐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오만 등 '전술가의 낙원'으로 불리는 사막지형에서 K-2가 질주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도 높아질 전망이다.

앞서 K-9은 이집트와 2조 원 상당의 수출 계약을 맺는 등 장기간에 걸친 협상을 마무리했고, 사거리 연장과 자동화포탑 장착 및 자동 탄약 장선시스템을 비롯한 성능개량을 더해 글로벌 자주포 시장 1위 지위를 수성한다는 방침이다. K-10 탄약운반장갑차에 힘입어 포탄 보급이 용이한 것도 강점이다.

중거리 지대공 유모무기체계 천궁-Ⅱ와 차세대 군단급 다연장로켓 K-239 천무도 중동 지역에서 또다른 낭보를 기다리고 있다. 미국으로부터 F-35를 도입해 F-16을 대체하려고 했던 UAE의 경우 협상이 중단되면서 보라매를 도입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집트는 FA-50 현지 생산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T-50 고등훈련기로 노후 훈련기를 대체하고, 경공격기 스펙을 보유한 T-50IQ를 운용한 경험이 한국산 항공기에 대한 이미지를 향상시켰다는 것이다. KAI도 이라크에서 항공기 후속지원운영사업을 본격화하는 중으로, T-50IQ가 아랍권 국가 수출의 발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FA-50 파이팅이글/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제공

업계는 한국산 무기체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원동력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를 꼽고 있다. 9·11테러 이후 글로벌 방산시장이 대테러 및 국지전 중심으로 형성됐으나, 대규모 전쟁이 발발하면서 전차·자주포·로켓 등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북한과의 대치 국면에서 지속적인 생산이 이뤄지고, 높은 가격경쟁력을 보유한 것도 판로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경제사절단이 UAE에 방문하는 등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가운데 한화시스템이 아부다비에 해외지사를 개설하기도 했다. 이는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 '천궁-Ⅱ' 사업의 이행 및 지원과 레이더 후속 사업 개발 등을 위한 것으로, 사우디 등 중동과 북아프리카 시장에서 신규 사업도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정부와 국회도 지체상금 인하 및 계약 변경 등을 내용으로 하는 '방위산업계약법' 제정에 나서는 등 2027년 방산수출 점유율 4강에 진입하기 위한 지원사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저가수주를 야기하는 최저가 낙찰제도 폐지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무기 수출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2~2016년 1%에서 2017~2021년 2.8%로 급증, 세계 8위로 올라섰다"면서 "이는 이탈리아·영국과 비슷한 수준까지 높아진 것으로, 현재 추세로 보면 5%대 진입을 사정권에 둘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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