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가가치 상품군 통한 수익성 개선
제품믹스 차별화 통한 성공적 환골탈태
미래차 시장 경쟁력·인지도 향상 기대
[미디어펜=김태우 기자]현대자동차가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것에 이어 기아까지 호실적을 기록하며, 현대차그룹 산하 브랜드의 마케팅 및 제품군 변화에 이목이 쏠린다. 

지난 2017년 코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제품믹스 변화가 시작됐고, 이런 노력의 결실을 이끈 정의선 회장의 과감한 도전이 한 몫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동안 저성장 기저를 보였던 현대차그룹이 제품믹스의 변화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패스트 팔로워 이미지를 벗고, 트렌드리더로 발돋움했다. 

   
▲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외부요인으로 인한 어려운 경영환경에서도 역대급 실적을 갱신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날 실적이 발표를 한 기아 역시 현대차와 같이 호실적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이후 반도체 부족 등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도 양 사가 호실적을 기록한 것은 수년 간 공들여온 현대차그룹의 제품믹스 변화가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가 변화한 가운데, SUV로의 전환이 다소 늦었음에도 각고의 노력 끝에 제품라인업을 완성했다. 

세단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메인모델로 등판했다. 특히 지난 2015년 디젤게이트 이후 친환경차에 대한 수요가 전동화 모델로 집중됐다. 당시까지도 세단모델에 비중이 크던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시장에서 저성장 기저를 보였다. 

하지만 세단 모델의 교체주기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은 지속적으로 세단모델로 시장에 어필할 수 밖에 없었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1만 원을 팔아 100원 남는 장사를 했다는 농담이 오고갈 만큼 수익성에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실질적인 수장 역할을 해왔던 정의선 회장은 부회장 시절부터 새로운 도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 이에 지난 2017년 여름 코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SUV라인업을 포진시켰다. 

코나를 시작으로 새로운 SUV라인업을 등판시킨 현대차그룹은 다양한 SUV라인업이 추가 됐다. 이는 패밀리카로 낙인찍혔던 현대차그룹의 이미지를 변화시키는 것에도 크게 기여 했다. 젊은 고객층의 유입이 새롭게 진행됐기 때문이다. 

이를 시작으로 자동차 시장에서는 본격적인 세단의 단종과 라인업 축소가 이뤄졌다. 엔트리급 세단의 자리를 SUV가 차지하게 되면서 비인기 차종이 시장에서 모습을 감추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첫차=엔트리급 세단'의 공식이 사라지고 이 고객층이 소형 SUV 같은 모델들로 이동했다. 특히 다양한 차종과 차급이 생겨나며 다양한 고객의 유입도 부추겼다. 

현대차그룹에서만 소형SUV가 친환경차를 포함해 현대차 베뉴와 코나, 기아의 스토닉과 셀토스, 니로 등 5가지 차종이 등장했고, 세분화된 차급으로 시장의 경쟁을 과열시키며 더 많은 고객들이 SUV로 눈을 돌리게 됐다. 

   
▲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 현대차 베뉴, 현대차 코나, 기아차 니로, 기아차 쏘울, 기아차 셀토스, 기아차 스토닉 /사진=미디어펜


동시에 전동화 작업에도 노력을 기울여왔다. 2016년부터 본격적인 친환경차 전용세그먼트 아이오닉을 공식적으로 대뷔시켰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은 전동화 플랜을 본격가동하고 다양한 친환경차를 출시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런 노력이 밑거름이 됐고, 현재 친환경차 최신기술력인 수소차와 전기차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현대차그룹으로 우뚝 섰다. 이에 현재는 대부분의 세그먼트에서 전동화 모델 하이브리드차를 출시하고 있고,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나아가 전기차 분야에서는 선구주자인 테슬라를 견제 할 수 있는 브랜드로 꼽히고 있다. 

완성차 최초로 전기차 전용플랫폼 E-GMP의 상용화를 통해 글로벌 트렌드를 이끌고 있고, 이를 통해 완성된 아이오닉5와 EV6는 최근 2년간 글로벌 올해의 차에 선정되는 등 큰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뒤이어 출시된 아이오닉6는 SUV일색인 전기차 시장에서 세단의 가능성을 보여준 모델로 꼽히고 있고, EV6 GT를 통해 고성능 모델의 가능성도 확인했다. 이런 변화에는 독자 기술에만 집중하던 현대차그룹의 기저를 변화한 정의선 회장의 역할이 크게 작용했다. 

정의선 회장은 기존 자체 개발에 힘써왔던 현대차그룹에 글로벌 인재경영을 통해 새로운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며 시작됐다.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량으로 경쟁을 벌여왔던 업체의 인물들을 영입해 정체된 분위기를 순환시켰고, 글로벌 기업들과의 유연한 협업을 통해 빠른 변화를 도모했다. 대표적인 성과물로는 미국 카누사와의 협업을 통해 완성된 전기차 전용플랫폼 E-GMP다. 

이런 변화는 현대차그룹이 젊어지는 계기가 됐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현대차그룹의 이미지 제고도 성과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올해는 이런 변화를 통해 완성된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 EV6와 EV6 GT를 중심으로 더 많은 라인업이 출시된다. 

기아의 경우 대형SUV 전기차 EV9의 출시가 예고됐고, 생산라인은 전기차 전용생산을 위해 가동중단 후 대폭 변경에 들어갈 전망이다. 현대차도 E-GMP기술력을 활용한 내연기관 기반의 전기차인 그랜저 EV모델과 코나EV 등 다양한 모델의 출시가 예고 됐다. 또, 전기차 전용 생산 공장이 미국 조지아에서 건설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런 변화를 통해 밋밋한 패밀리카를 생산하는 자동차 회사가 아닌 글로벌 트랜드를 이끌어가는 리더로서의 성장해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박리다매로 외형적인 성장을 도모했던 과거와 달리 적게 팔아도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제품믹스가 변화된 현대차그룹이다"며 "이는 다년간의 꾸준한 노력이 누적돼 결과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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