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도·매수 호가 차이로 급매물 소진 후 거래 부진
[미디어펜=이동은 기자] 1·3 대책 발표 후 한 달이 지났지만 수도권 아파트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중저가 아파트 지역을 중심으로 급매물이 거래됐지만, 고금리와 경기 위축, 전셋값 하락 등의 영향으로 여전히 매수자 관망이 우세한 분위기다.

4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0.09% 하락했다. 재건축이 0.03% 내려 하락 폭이 축소됐고, 일반 아파트는 0.10% 하락했다. 신도시는 0.04%, 경기·인천은 0.08% 내렸다.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이 –0.10% 내에서 하락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안전진단 규제 완화로 노원, 강남 지역의 일부 초기 단계의 재건축 아파트에 매수 문의가 늘면서 재건축 아파트값 하락 폭은 축소됐다.

   
▲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서울 25개 구 가운데 19곳에서 가격이 하락한 가운데 아파트 입주 여파로 강남, 동작 등은 낙폭이 확대됐다. 지역별로 △구로 0.26% △강남 0.25% △성북 0.22% △은평 0.16% △중구 0.15% △관악 0.12% 순으로 떨어졌다.

신도시는 1기 신도시 위주로 하락했다. 지역별로 △일산 0.09% △평촌 0.09% △산본 0.09% △동탄 0.09% △분당 0.03% 등이 떨어졌다.

경기·인천은 매물이 많은 대단지 아파트 중심으로 가격이 하향 조정됐다. 지역별로 △안양 0.24% △용인 0.16% △수원 0.15% △인천 0.12% △성남 0.10% △파주 0.08% 순으로 내렸다.

다만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매도 호가를 유지하려는 매도자들과 가격이 더 내리기를 기다리는 매수자들의 눈치싸움으로 거래 부진은 이어졌다.

전세시장은 움직임이 크게 둔화된 상황에서 강남, 동작 등에서 아파트 입주가 이어지면서 서울이 0.17% 하락했다. 신도시와 경기·인천이 각각 0.12%, 0.11% 떨어졌다.

서울은 아파트 입주 영향으로 △강남 0.52% △동작 0.47% 등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어 △성북 0.37% △구로 0.36% △중구 0.23% △강동 0.22% △강서 0.20% 순으로 내렸다.

신도시는 △평촌 0.51% △일산 0.13% △동탄 0.12% △분당 0.11% △산본 0.08% △판교 0.06% 등이 하락했다.

경기·인천은 △수원 0.20% △성남 0.19% △안양 0.19% △용인 0.19% △인천 0.16% △부천 0.12% 등이 떨어졌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대대적인 규제 완화에도 불구하고 경기 등 외부변수가 매수심리에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분위기다”며 “매매와 전세가격 동반 하락이 장기화되면서 깡통전세, 역전세 우려마저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깡통전세를 악용한 사기가 기승을 부리자 정부는 전세 사기 예방과 피해 지원, 처벌 등의 내용을 담은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전세금 반환보증 대상 전세가율이 100%에서 90%로 하향 조정되고, 계약 전 세입자가 안심전세앱을 통해 시세, 악성 임대임, 세금체납 등 정보를 확인해 위험계약을 피할 수 있다.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다만 관련 법 개정 및 시스템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 당장 전세 사기에 노출된 피해자 구제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며 “시세 등 정보의 빠른 업데이트와 무자격자의 사기행각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중개사 상세 이력 관리를 보조원까지 확대할지 여부 등의 추가 논의도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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