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사업장 공사비 갈등…건설사들 평당 800만 원도 '절래절래'
공사비 상승, 분양가 따라 올라…상급지 아님에도 3500만 원 육박
[미디어펜=서동영 기자]서울 민간 아파트 공사비가 3.3㎡당 1000만 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계속되는 공사비 인상으로 인해 서울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평균 3500만 원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 공사비가 오르면서 서울 아파트 분양가도 오르고 있다. 3.3㎡당 3500만 원을 넘어섰다는 의견도 나온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내 정비사업장에서 공사비 인상안을 놓고 조합과 시공사간 줄다리기가 심화되고 있다. 

북아현2구역 재개발조합은 최근 시공단(삼성물산·DL이앤씨)으로부터 공사비를 3.3㎡당 490만 원에서 859만 원까지 올려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홍제3구역 재건축 조합은 당초 3.3㎡당 687만 원인 공사비를 898만 원까지 올려달라는 현대건설의 요구에 반발하고 있다.

800만 원대 공사비를 내걸었음에도 시공사를 선정하지 못한 사업장도 있다. 중구 신당9구역 재개발 조합은 공사비를 3.3㎡당 742만원에서 840만원으로 올렸음에도 입찰이 유찰됐다. 

건설사들은 건설자재 가격과 인건비 등이 크게 오른 만큼 공사비를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멘트 가격만 하더라도 한없이 치솟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시멘트의 경우 40㎏ 포장품 기준 지난해 8월 6800원에서 올해 7400원으로 10% 가까이 올랐다. 게다가 쌍용C&E와 성신양회는 지난 7월 출하분부터, 한일·한일현대시멘트는 다음달 출하분부터 가격을 12.8∼14.3% 인상한다고 각각 공지했다.

건설업계는 조만간 서울 정비사업 공사비가 3.3㎡당 900만 원을 넘어 1000만 원 시대를 맞이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는 '2030 국토교통 탄소중립 로드맵'에 따라 30가구 이상 민간 아파트도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을 최소 5등급 수준으로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표준건축비 상한가격 대비 약 4~8% 정도 공사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공사비 증가는 분양가 인상과 직결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서울 평균 분양가는 3.3㎡당 3192만7500원이다. 1년 새 13% 이상 치솟았다. 

강남 지역 분양이 곧 본격화되면 서울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3500만 원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같은 지역이더라도 더 늦게 분양할수록 더 높은 분양가가 책정되고 있다. 이문휘경 뉴타운이 그 예다. 지난 4월 초 분양한 휘경자이디센시아(휘경3구역) 분양가는 3.3㎡당 2930만 원이었다. 5개월이 지난 14일 분양한 래미안 라그란데(이문1구역) 분양가는 3.3㎡당 3285만원으로 뛰었다. 다음달 청약 접수가 예상되는 이문아이파크자이(이문3-1구역) 분양가는 3.3㎡당 3500만 원대까지 예상된다.

서울 분양가가 이미 3500만 원을 넘었다는 의견도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강북에서 마포, 성동, 용산 같은 상급지가 아닌 단지도 평당 3500만 원 전후다. 공사비 상승폭을 고려하면 서울 분양가는 3500만 원 이상이라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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