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승패 결과 따라 특별사면권 행사한 尹 입지에 영향
김태우 또 당선되면 尹 공천 영향력·국정운영에 힘 실려
큰 격차로 낙선하면 '총선 위기론' 등 내부 불만 나올듯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11일 오후 8시 투표 종료 후 개표 결과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의 집권여당에 대한 입지가 다소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국민의힘 김태우 강서구청장 후보가 이번 보궐선거에 대해 '김명수 대법원의 공익제보자 보복 판결을 심판하는 선거'라고 표현하기도 했고, 앞서 윤 대통령이 특별사면권을 행사해 김태후 후보가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 이어 재출마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는 대통령으로서 정당하게 행사한 것이지만, 이를 지난해 선거 유권자였던 강서구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또다른 문제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맞선 가운데, 이번 보선에서 패하는 측이 큰 정치적 손실을 입을 것이 유력하지만 윤 대통령도 이 여파에서 완전히 자유롭기 힘든 실정이다. 내년 총선이 6개월 앞으로 닥쳤기 때문이다. 

   
▲ 오늘 치러지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의 결과는 여야 정치권은 물론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대통령실

결국 현직 대통령의 권한 중 하나인 사면권을 김 후보에게 행사한 것에 대해 이번 보궐선거 유권자들이 11일 투표를 통해 수용 또는 불수용 입장을 명확히 할 것이고, 이 결과에 따라 윤 대통령의 통치 행위에 대한 강서구민들의 민심이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강서구 민심을 총선을 대비한 전국적 민심으로 확대 해석하기에 아직 이른 감이 있지만, 승리하는 쪽에 일부 여론의 힘이 실릴 공산이 높다.

시나리오는 크게 두 가지, 작게 세 가지로 갈린다. 김 후보가 지난해 6월에 이어 재차 당선될지, 아니면 낙선하는 경우다. 또 낙선하더라도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후보와 초접전 끝에 아깝게 지는 경우와 15%p 이상 큰 격차를 보이며 압도적인 패배를 당하는 경우로 나뉜다.

먼저 김 후보가 재차 당선되는 시나리오다.

이 경우 지난 5월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10개월만에 구청장직을 상실했다가 석 달만에 특별사면된 김 후보의 '정치적 판결' 주장에 힘이 실린다.

이에 따라 김명수 대법원 체제에 대한 비판이 커질 것이고,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모두에게 더 큰 힘이 실릴 전망이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도 탄력을 받을게 분명하다.

반면 김 후보가 낙선하고 진교훈 후보가 가까스로 이기는 경우,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모두에게 부정적인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가 실형을 선고 받아 다시 치러진 보궐선거였기에, 애초에 재차 출마한 김 후보가 열세인게 분명한 선거 구도였다. 다만 이 경우,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 방향에 다소 방어적인 태도를 유발할 것으로 보인다. 야당과 최대한 정치적 타협을 하면서 말이다.

마지막으로 진 후보가 15%p 이상 큰 격차로 압승하는 경우다. 당초 김 후보는 특별사면 이후 윤 대통령이 민 것으로 해석되는 행보를 보였다.

1년 4개월 전 지방선거에서 패배했던 민주당 후보가 이번 보궐선거에서 압도적으로 이긴다면, 그 책임을 놓고 여권의 내홍이 커지고 윤 대통령 또한 체면을 구길 가능성이 높다.

6개월 남은 총선은 윤 대통령에게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다. 총선 수도권 위기론에 힘이 실리면서 공천 영향력을 둘러싸고 윤 대통령에게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핵심은 총선이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에게 압도적인 패배를 당할 경우, 여당 내에 윤 대통령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새어나올 수도 있다. 윤 대통령이 강서구청장 보선 결과에 따라 향후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