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대원·중외 개발 각축전...신신제약, 자체 설비 구축
[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제약사들이 마이크로 니들(미세바늘)을 적용한 비만·탈모 치료 패치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알약과 주사보다 피부에 붙여 약물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편의성이 높을뿐만 아니라 투입 비용 대비 대량 생산이 가능해 너도나도 뛰어드는 분위기다.

   
▲ 대웅제약 연구원들이 신약 개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대웅제약 제공

26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GLP-1 유사체를 적용한 마이크로니들 패치형 비만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계열사 대웅테라퓨틱스를 통해 GLP-1 유사체 세마글루타이드 계열 마이크로니들 패치에 대한 비임상을 완료하고 데이터를 확보한 상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기술이전과 함께 올해 초부터 임상 1상 시험을 시작해 2028년까지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이다"고 말했다. 

GLP-1 유사체는 음식을 먹고 혈당이 올라갈 때 소장에서 분비되는 인크레틴 호르몬 GLP-1과 유사한 작용을 나타내는 성분이다. 위장관 연동운동을 늦추고 음식물이 장내에 오래 머물도록 하면서 포만감을 줘 식욕을 억제시킨다. 현재 시중에 나온 GLP-1유사체 비만치료제로 피하주사제가 있는데, 대체로 환자가 1일 1회 또는 1주 1회 투여해야하는 번거로움과 냉장보관해야하는 어려움이 따른다. 

대원제약은 라파스와 패치형 비만 치료제 'DW-1022'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DW-1022는 지난 6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1상 시험 계획(IND)을 승인받아 연내 임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이번 임상 1상에서는 노보노디스크 비만치료제 주사제 '위고비'를 대조약으로 사용해 생체 흡수 효과를 확인하는 생체 이용률을 평가한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DW-1022 임상 1상은 올해 11월에 종료를 목표로 한다"며 "시험 종료 후 보고서 분석 후 연내 임상시험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JW중외제약은 Wnt(윈트) 표적 탈모치료제 JW0061를 개발 중에 있다. 회사는 바르는 물약형이나 뿌리는 스프레이인 외용제로 개발 중인 JW0061을 올해 중으로 임상 1상 시험(IND)에 진입시키는 게 목표다. 지난해 국가개발신약으로 선정되기도 한 JW0061은 내년까지 비임상 시험 연구비를 지원 받는다.

특히 JW중외제약이 최근 마이크로니들 패치 연구개발 기업인 테라젝아시아와 탈모치료제 공동연구개발에 착수한 만큼 추후 JW0061이 마이크로니들 패치형 탈모치료제로도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테라젝아시아는 2019년 미국 테라젝으로부터 전 세계 파마슈티컬 용해성 마이크로니들 원천 특허의 전용실시권을 확보하고 의료용 패치 상용화를 위한 표준화 기술연구 및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신신제약은 자체적으로 코팅형과 용해성 마이크로니들 설비를 구축하고 비만과 탈모 치료제에 적용할 계획이다. 

마이크로니들 패치는 머리카락보다 3배 얇은 미세바늘을 패치 형태로 몸에 부착해 약물을 체내에 투입한다. 혈관이 아닌 피부를 통해 약물이 전달되는 경피약물전달시스템(TDDS)의 일종이다. 이는 바늘 종류와 전달방식 등에 따라 △고체타입 △코팅타입 △용해성타입 △공동타입 △하이드로겔형성타입으로 나뉜다. 

경구로 복용하는 대신 팔뚝이나 허리 등에 부착하면 24시간 약물이 전달되는 등 편의성이 높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치매나 파킨슨병 치료용으로 활발히 개발되다가 최근에는 비만이나 탈모로도 영역이 확대된 모습이다.

시장 유망성이 높아 각 기업들의 진출은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퓨처마켓인사이트는 마이크로니들 의약품 시장이 연평균 6.5% 성장해 2030년 12억390만 달러(1조535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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