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LG이노텍이 고부가 반도체 기판으로 꼽히는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 생산 거점을 공개하고 2030년까지 조 단위 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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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이노텍 드림 팩토리 AMR./사진=LG이노텍 제공 |
LG이노텍은 지난 17일 경상북도 구미에 위치한 FC-BGA 생산 거점 '드림 팩토리'를 처음 공개했다. 드림팩토리는 지난 2022년 LG이노텍이 FC-BGA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LG전자로부터 구미4공장을 인수해 마련한 곳이다. 회사는 지난해 2월부터 이곳에서 FC-BGA를 양산 중이다.
드림팩토리는 총 2만6000㎡ 규모를 자랑하며 AI, 딥러닝, 로봇, 디지털 트윈 등 최신 IT 기술이 집약됐다. 전 공정이 자동화·정보화·지능화 됐으며 실패비용, 사후보전 손실, 안전사고 등 생산성을 저해하는 네 가지 요소를 제거하며 품질 경쟁력을 극대화했다.
초미세 공정이 필요한 FC-BGA는 아주 작은 이물질에도 불량으로 이어질 수 있어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LG이노텍은 ‘드림 팩토리’에 100% 물류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다.
공장에서는 필수 인력을 제외하면 사람을 보기 어렵다. 대부분의 공정은 자율주행 로봇(AMR)이 수행하며, 고객 납기 일정에 맞춰 원자재를 설비로 운반하고 바코드를 스캔해 공정 레시피가 자동 세팅된다. 공정이 끝난 제품 역시 AMR이 자동 적재한다. 보호필름 제거 같은 섬세한 공정도 로봇이 맡아 품질 저하 요인을 사전에 방지하고 있다.
AI 기술은 품질 검사에도 적용됐다. 드림 팩토리는 하루 20만개 이상의 생산 파일과 100GB 이상의 데이터를 생성하며, 이를 바탕으로 AI가 실시간으로 불량을 예측하고 검사한다. 특히 AOI 공정에는 수만 건의 양품·불량 데이터를 학습한 AI 딥러닝 비전 시스템이 적용돼, 사람이 육안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미세 불량도 30초 안에 검출해낸다.
고객 스펙에 따른 두께, 크기 등 조건도 LQC 시스템을 통해 자동 검증된다. 이 검사 데이터는 고객에게 실시간 전송되며, 제품 품질에 대한 투명성을 보장해 신뢰도를 높이는 효과를 가져온다.
LG이노텍 관계자는 “AI 비전검사를 통해 리드타임을 최대 90% 단축하고, 샘플링 검사를 위한 인력도 90% 줄였다”고 말했다. 불량이 발생한 제품만 자동으로 선별되며, 공정 이력도 제품별로 트래킹돼 실패비용 역시 50% 이상 줄일 수 있게 됐다.
AI는 제품 이상 여부를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디지털 시뮬레이션에도 활용된다. 기존에는 사람이 직접 설비 문제를 확인해야 했지만, AI 기반 예측 시스템을 통해 설비 고장이나 제품 불량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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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4] LG이노텍 드림 팩토리 LQC./사진=LG이노텍 제공 |
LG이노텍은 2026년까지 전 공정을 자동 보정하는 지능형 품질관리 시스템(i-QMS)을 도입할 계획이다. 디지털 트윈 기술도 접목해 제품 개발부터 생산까지 고객과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며 대응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FC-BGA는 아주 미세한 변수로도 성능 불량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최적화된 설비와 공정 환경이 필수다. LG이노텍은 디지털 트윈 기술로 사전에 설비 시뮬레이션을 진행해, 실제 공정 투입 전 공정 조건을 최적화했다.
열, 공기 흐름 등 실측이 어려운 환경까지 최적 세팅을 구현한 덕분에 램프업 기간도 기존 대비 절반 가까이 줄였다. 생산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도 도입돼, 제품 이동, 재고, 품질 상태 등을 한눈에 확인하고 이상 발생 시 즉각 대응할 수 있다.
LG이노텍은 50년 이상 축적해 온 기판소재 기술력을 바탕으로 북미 빅테크 고객에 PC용 FC-BGA를 공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추가 글로벌 고객사 확보에도 성공했다. 올해는 PC CPU용 FC-BGA 시장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고, 빠르면 2026년 서버용 시장 진출도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서버용 제품에 필수적인 엣지 코팅 등 관련 설비도 이미 도입 완료했다.
회사는 재배선층, 소자 임베딩, 멀티레이어 코어, 유리기판 기술 등 차세대 기판 기술도 2027년까지 내재화할 방침이다. 특히 유리기판은 글로벌 고객사들과 공동 개발과 프로모션을 추진 중이다.
강민석 기판소재사업부장은 “LG이노텍은 최첨단 드림 팩토리를 기반으로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제공하는 FC-BGA 생산을 지속 확대해, 2030년까지 이 사업을 조 단위로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후지카메라종합연구소에 따르면 글로벌 FC-BGA 시장 규모는 2022년 80억 달러(약 11조6912억 원)에서 2030년 164억 달러(약 23조9669억 원)로 두 배 넘게 성장할 전망이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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