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삼성전기가 반도체 기판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를 앞세워 영토 확장에 한창이다. 올해는 AI 서버용 기판 생산까지 목표로 하면서 수익성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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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기가 지난해 8월 서울 중구 삼성전자 태평로 사옥에서 FC-BGA 설명회를 열고 제품을 전시하고 있다./사진=삼성전기 제공 |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지난해 베트남 법인의 호실적에 힘입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10조 원을 돌파했다. 같은 기간 베트남 법인은 지난해 직전년도 대비 27% 증가한 2조7185억 원의 매출고를 올렸다.
호실적 배경에는 신규 FC-BGA 공장 가동에 있다. 삼성전기는 FC-BGA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확대되자 지난 2021년 말 1조3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고, 지난해 2분기부터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FC-BGA는 칩과 메인보드를 연결하는 고성능 반도체 기판으로 서버와 전장, 네트워크 등에 쓰인다. AI PC 확대와 신규 서버 교체로 FC-BGA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는 추세다.
삼성전기는 PC에서 서버 등으로 FC-BGA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최근 열린 주주총회에서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이 직접 나서 AI 서버용 반도체 기판 생산을 연내 시작하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공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장 사장은 "AI 분야에서 1~2개 고객 추가 확보를 추진 중"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부산과 베트남 공장에서 FC-BGA를 대량 생산하고 있는 삼성전기가 AI 서버용 기판 공급망까지 확보한다면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일본, 대만 등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으로 보인다.
서버용 FC-BGA는 제조 난이도가 어려워 세계에서도 제조할 수 있는 기업이 10개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대만 유니마이크론과 일본 이비덴, 신코 등이 70%에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비교적 후발주자인 삼성전기도 연구개발을 통한 신규 기술력 확보와 부산, 베트남 공장의 생산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등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기가 지난해 기술 연구·개발에 들인 비용은 전체 매출의 6.5%인 6663억 원에 달한다. 주요 성과로는 △서버 CPU용 FCBGA 기판 개발 △AI 노트 PC용 고성능 패키지기판 개발 △고신뢰성 초고용량 MLCC 개발 등이 있다.
또 첨단 제품 양산 기지로 운영하기 위해 베트남 현지 공장에 AI 딥러닝 기술과 스마트 팩토리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투자도 이어가고 있다.
이를 통해 삼성전기는 내년까지 고부가 FC-BGA 제품 비중을 50% 이상 확보한다는 목표도 수립했다.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시장 성장률을 초과하는 성장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장 사장은 "삼성전기는 올해 미래 성장사업인 전장 및 AI/서버 제품은 매출 2조 원을 달성하겠다"며 "주력 사업 부문별 고부가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고객 다변화를 추진해 지속 성장 가능한 체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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