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시장 두 배 성장 속 점유율 70% 전망
고사양 D램·TSV 확대 적용...경쟁력 제고
[미디어펜=김견희 기자]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압도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1위 입지를 굳히며 AI 반도체 중심의 미래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 반도체 시장 확대에 따라 HBM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차세대 제품 개발과 글로벌 공급망 확대로 시장 주도권 강화에 나섰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지난달 5일 SK하이닉스 주요 경영진과 함께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HBM 생산현장을 점검하고 있다./사진=SK 제공


1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5세대인 HBM3E 12단 제품과 6세대인 HBM4에서 앞선 덕분에 올해 시장 점유율이 70%는 차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인공지능(AI) 확산과 데이터센터(DC) 수요가 급증하면서 반도체 시장은 지속 확대되고 있으며, 여기에 선제적으로 진입한 SK하이닉스가 시장을 압도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HBM3E 12단 제품을 가장 먼저 엔비디아에 공급하며 초고속·고용량 HBM 기술 리더십을 입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AI 반도체 핵심인 HBM에서 SK하이닉스의 시장 지배력이 더욱 강화하고 있다"며 "이 같은 시장 구조는 하반기 접어들어 더욱 강화될 것이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전체 매출에서 HBM 차지하는 비중은 40% 이상이다. HBM 기술력의 근간이 되는 D램에서도 성과는 드러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D램 시장에서 14조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35%의 점유율로 사상 첫 글로벌 1위를 차지했다. D램 기반 기술력이 고성능 HBM 기술의 근간인 만큼, 제품 간 시너지가 시장 지배력 확대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시장에선 올해 2분기 SK하이닉스는 실적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록한 역대 최대 영업이익(8조828억 원을)을 훌쩍 뛰어넘는 8조8317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분기 실적이 고공행진하면서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는 일각의 평가도 나온다. 

   
▲ SK하이닉스 이천 사업장 전경./사진=SK하이닉스 제공


◆ 차세대 HBM·D램 1위 달성…2028년까지 82조 원 투자 가속

SK하이닉스는 시장이 커지고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는 만큼 투자도 적극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선 올해 전체 HBM 시장 규모가 지난해(24조 원)의 두 배인 약 48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2028년까지 그룹 차원에서 투자하기로 계획한 103조 원 중 82조 원을 AI와 반도체에 집중 투자한다. 기술 전략 측면에서는 핵심 소재 및 공정 기술의 내재화를 통한 수율 향상과, 중장기적으로 패키징 고도화 기술로 경쟁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특히 D램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칩을 수직으로 연결하는 TSV(실리콘 관통 전극) 공정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HBM 성능과 전력 효율을 극대화하고, 차세대 AI 반도체 생태계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진다는 구상이다. HBM 공급 능력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

SK하이닉스가 최근 청주 사업장에 7번째 후공정 시설 증축 공사에 돌입한 이유도 이와 같다. 회사는 과거 매입한 청주 LG 2공장 부지의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후공정 라인인 'P&T 7'을 건설하기로 했다. 아직 착공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기존 시설 확대와 신규 시설 확보를 통해 후공정 처리를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HBM은 적층 수가 늘어날 수록 방열이나 휨 현상을 해결할 첨단 후공정 기술이 필수적으로 꼽힌다. 

HBM 외에도 차세대 고용량 D램 개발과 서버용 메모리 고사양화에 대응하기 위한 제품군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증가하면서 초고속·저전력 메모리 수요가 동시에 커지는 만큼, LPDDR5T, DDR5와 같은 고사양 제품에서의 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싣는다.

이 같은 HBM3E 수율 안정화와 HBM4 공급망 확보가 향후 수익성 확대의 핵심으로 평가되면서 SK하이닉스의 시장 내 입지는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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