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서버·전장 수요에 실적 선방 전망
'비수기' LG이노텍, 환율 변동·관세 직격탄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삼성전기와 LG이노텍 등 국내 양대 전자부품사의 올해 2분기 실적이 뚜렷한 온도차를 보일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 변동성, 미국 고관세 등 복합적인 악재로 실적이 다소 주춤하는 모양새다. 

   
▲ 삼성전기 수원 사업장 전경./사진=삼성전기 제공


9일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올해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6936억 원, 2024억 원으로 관측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액은 4% 증가, 영업이익은 3% 소폭 감소한 금액이다. 미국 관세, 급격한 환율 변동 등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도 비교적 선방한 실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삼성전기는 서버용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매출 증가와 전장향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수요 확대로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고부가 제품 비중을 확대해 수익성을 일정 수준을 유지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삼성전기는 지난 4월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BYD에 MLCC 공급량을 확대하기로 한만큼 중장기적으로 시장 점유율 향상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하반기에도 기판 및 차세대 커패시터 등 신성장 분야 중심의 매출 기여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 및 인공지능(AI) 반도체용 패키지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실리콘 커패시터, 유리기판 등 고부가 제품군의 실적 반영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이노텍의 2분기 매출액,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3조7680억 원, 356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17%, 77% 감소한 금액이다. 실적 부진의 주요 요인으로는 카메라 모듈을 만드는 광학솔루션 사업부의 주요 고객사인 애플 공급 급감이 꼽힌다. 미국  관세 정책 발효 이전에 물량을 비축하려는 애플의 움직임에 따른 영향인 셈이다. LG이노텍은 애플향 모바일 매출 비중이 7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증권가에선 사업 포트폴리오의 과도한 편중이 뚜렷한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반기 LG이노텍은 애플의 공급망 다변화 움직임과 맞물려 주요 부품 발주 규모가 축소됐으며, 이에 따라 하반기 실적 회복 여부에도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다. 이 같은 수요 위축과 달러 강세에 따른 환차손, 미 관세 부담까지 겹치면서 하반기 흐름도 좋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다만 LG이노텍 기판 소재 사업부와 전장 부품 사업부는 비교적 선방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전장 시장의 전동화·지능화 트렌드가 이어지고 있고 반도체 후공정용 패키지 기판 수요도 꾸준히 유지되면서 실적을 방어하고 있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기의 경우 다변화된 고객 기반과 제품군으로 중장기 안정적 실적 확보가 가능한 구조"라며 "반면 LG이노텍은 하반기 신형 아이폰 출시에 따른 수요 회복이 관건이나, 구조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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