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8년 3월까지 그룹 2.0시대 이끈다
이재명 정부가 초대 금융당국 투톱을 속속 임명한 가운데 금융위원회의 해체와 금융감독위원회(금감위) 신설안을 포함한 금융당국 조직개편안을 최종 조율했다. 새 정부의 금융팀 진용 갖춰지고 조직개편 장기화에 따른 수장 공백 우려가 불식되면서 하반기 금융 공공기관의 인사 태풍이 예고된다. 주요 금융지주 가운데선 올해 신한과 우리금융이, 내년엔 KB금융 수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금융사 CEO 선임은 이사회 권한이지만, 정권 교체마다 정치적 외풍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만큼, 금융권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본지는 총 8회에 걸쳐 CEO의 임기중 성과와 연임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에 대해 짚어본다. [편집자주]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3월 연임을 확정짓고, '하나금융그룹 2.0 시대'를 열었다. 오는 2028년 3월까지 그룹을 이끌게 된 함 회장은 그룹 2기 체제에선 '혁신성장'과 '주주환원' 확대를 목표로 비은행 부문,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강화와 생상금융 확대에 나선다.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전체 주주 81.2%의 압도적인 찬성률로 함 회장의 연임 안건이 통과된 것은 함 회장의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끈 리더십과 경영능력이 인정받은 결과로 분석된다. 하나금융은 함 회장 취임 후 창사 이래 최대 경영 실적과 역대 최고 주가를 갱신했다.

하나금융은 올해 상반기 전년 대비 2323억원(11.2%) 증가한 2조301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시장 변동성에 대한 탄력적인 대응과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비용 효율화의 영향이다. 특히 비이자이익 부문에서 성과가 두드러졌다.

비이자이익은 매매 평가익과 수수료 이익의 수익 다각화로 전년 대비 10%(1266억원) 증가한 1조3982억원으로 집계됐다. 매매평가익(8265억원)은 유가증권 및 외환파생 관련 트레이딩 실적이 개선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28.1%(1812억원) 성장했다. 수수료이익은 투자금융 확대에 따른 축적형 수수료 증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476억원) 상승한 1조804억원을 달성했다.

2기 체제에서는 지속가능한 수익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룹 전체 순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 수익기반을 확대하기 위해선 비은행 부문 강화가 과제로 지목되고 있다.

전체 순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분기 81.5%에서 올해 88%로 6.5%포인트(p) 상승한 반면 비은행 계열사 기여도는 2021년 32.9%로 정점을 찍은 이후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2022년 18.9%, 2023년 4.7%까지 축소됐다가 지난해 15.7%로 확대됐으나, 경쟁사인 KB금융(42%)이나 신한금융(29%)과 비교해 여전히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함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사업영역의 확장과 비은행 부문의 동반 진출을 통해 수익기반을 다양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하나금융은 향후 14개 계열사 간 협업 강화를 통해 비은행 수익 기여도를 3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통해 주주환원율도 단계적으로 높일 계획이다. 그룹 수장으로서 지난 3년간 밸류업 이행에 강한 의지를 밝혀왔던 함 회장은 지난해 주주환원율을 38% 수준까지 개선했으며, 2027년까지 50%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하나금융은 연초 발표한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상반기에 완료했으며, 연내  6000억원 이상의 자사주 매입이 예상된다.

함 회장은 올해 초 하나금융 유튜브에서 "글로벌 금융그룹의 위상에 걸맞는 적극적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저평가된 주가를 빠르게 회복하겠다"며 "그룹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을 1배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동반성장을 위한 사회적 책임 이행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함 회장은 연임에 성공한 후 첫 행보로 화재 피해를 본 지역 소상공인 사업장을 찾아 금융지원을 약속했다. 하나금융은 소상공인과의 상생실천을 위해 총 100억원 규모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공립 어린이집 100호 건립을 달성하며 공공보육 인프라 확충을 통한 저출산 문제 해결에 지속적인 지원을 펼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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