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초대 금융당국 투톱을 속속 임명한 가운데 금융위원회의 해체와 금융감독위원회 신설안을 포함한 금융당국 조직개편안을 최종 조율했다. 새 정부의 금융팀 진용 갖춰지고 조직개편 장기화에 따른 수장 공백 우려가 불식되면서 하반기 금융 공공기관의 인사 태풍이 예고된다. 주요 금융지주 가운데선 올해 신한과 우리금융이, 내년엔 KB금융 수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금융사 CEO 선임은 이사회 권한이지만, 정권 교체마다 정치적 외풍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만큼, 금융권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본지는 총 8회에 걸쳐 CEO의 임기중 성과와 연임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에 대해 짚어본다. [편집자주]…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2023년 3월 취임 후 증권·보험사를 연이어 그룹에 편입시키며, 은행과 증권, 보험을 3대 축으로 하는 우리금융의 '종합금융그룹 체제' 완성을 주도했다. 임 회장의 거시경제·금융부문의 폭넓은 전문성과 과감한 결단력이 한몫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
 |
|
▲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사진=우리금융 제공. |
다만 조직의 '내부통제' 체계 구축에는 아쉬움이 크다. 전임 회장의 부당대출 이슈로 우리금융의 신뢰도가 크게 흔들리는 상황에서 취임한 임 회장은 철저한 '내부통제 강화'를 통해 조직의 혁신을 꾀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재임 중에도 크고 작은 금융사고가 연달아 발생하며 내부통제 확립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우리금융은 지난 7월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자회사로 편입을 완료하면서 11년 만에 보험업계에 진출했다. 이에 앞서 지난 5월 금융위원회로부터 동양생명과 ABL생명 자회사 편입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지난해 8월 중국 다자보험그룹으로부터 동양생명 지분 75.34%와 ABL생명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지 8개월여 만이다. 지난해 8월에는 우리종합금융의 한국포스증권 인수를 통해 우리투자증권을 출범시키며 증권업에도 진출했다. 2015년 우리투자증권 매각 후 10년 만이다.
이로써 종합금융그룹으로 우뚝 서기 위한 주춧돌이 깔린 셈이다. 임 회장이 우리금융의 수장으로 취임하며 줄곧 강조해왔던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는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하기 위한 최우선 과제 중 하나였다. 임 회장은 취임사에서 "증권·보험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조속히 확대하고, 비은행 분야에서도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찾는 등 그룹 사업구조를 다각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최근 주요 금융지주의 실 적격차를 가르는데 '비은행 계열사'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금융은 총 14개의 자회사를 보유했으나, 비은행 부문의 핵심 계열사인 증권·보험사가 없어 그룹의 전체 순이익 규모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우리금융은 순이익의 90% 이상을 은행에 의존하고 있다. 주요 금융그룹(KB금융 58%, 신한금융 71%, 하나금융 88%,)과 비교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임 회장이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한 수익 다각화에 공을 들인 이유다. 우리금융의 외형확장은 시장에도 곧장 반영됐다. 지난 7월 8일에는 전 거래일 대비 7.04%(1650원) 뛴 2만5100원에 거래되며 52주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실적 개선을 통한 주주환원에도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우리금융은 올해 2분기 934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우리금융의 올해 2분기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12.76%로 1년 전(12.04%)보다 0.72%포인트(p) 개선됐다. 임 회장은 다음 달 13일부터 18일까지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IMF·WB 연차총회에 참석해 해외투자자들을 상대로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의지를 재확인할 예정이다.
다만 내부통제 확립에는 미흡하다는 평가다. 2022년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700억원대 대규모 금융사고와 전임 회장의 부당대출 이슈로 큰 홍역을 치른 터라, 고객신뢰를 위한 내부통제 강화에 공을 들여왔다. 임 회장은 취임 후 여러 차례 '윤리경영'을 강조하며 내부통제 확립 약속지만, 금융사고가 반복됐다.
우리은행은 작년 6월 경남 김해지점 소속 대리 A씨가 100억원 상당의 고객 대출금을 빼돌린 정황을 파악해 조사에 돌입했다. A씨는 작년 초 대출 신청서와 입금 관련 서류를 위조하는 방식으로 고객 대출금을 빼돌린 뒤 해외 선물 등에 투자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 손실은 약 60억원으로 추정된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