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내년 6월 3일 치러지는 지방선거를 7개월 여 앞두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의 역할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지방선거 출마에 선을 그으면서도 '민심 투어'를 이어가고 있는 한 전 대표, 강연 정치로 복귀 신호탄을 쏘아 올린 유 전 의원까지. 이들의 등장이 강성 지지층 중심의 보수 정당 구조를 흔드는 변곡점이 될 지 관심이 쏠린다.
한 전 대표는 지난 2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방선거에서 파격적인 곳에 몸을 던져야 한다는 조언이 있다'는 진행자의 물음에 "지방선거에 출마할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저한테만 이렇게 다들 (몸을) 던지라고 하시는지 모르겠다. 농담이다"라고 뼈있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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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일 오후 광주 서구 홀리데이인 광주호텔에서 열린 김화진 국민의힘 전남도당 위원장 취임식에서 한동훈 전 대표가 축사하고 있다. 2025.8.11./사진=연합뉴스 |
다만 그는 "굉장히 많은 시간이 남았다. 지금 (출마를 놓고) 어쩌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지금은 민심을 생각하고, 경청하고, 따르려고, 실천하려고 하는 것이 훨씬 더 생산적인 일"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한 전 대표는 현재 전국을 순회하는 '민심경청투어'를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해 친한(친한동훈)계 박정하 의원은 28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지금 당내 여건 등 한동훈 전 대표가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많지 않다.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한번 들어보고 다니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천 여부가 제일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동안 정치 전면에 나서지 않던 유 전 의원 역시 강연 정치로 공개 행보를 시작했다. 그는 다음 달 4일 인제대학교에서 ‘나는 정치를 왜 하는가’를 주제로 강연을 나선다. 유 전 의원은 현재 보수 진영의 경기도지사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글로벌리서치와 조원씨앤아이가 경기교육신문 등의 의뢰로 10월 25~26일 경기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유 전 의원은 보수 야권 후보군에서 전주 대비 7.8%포인트 상승한 26.5%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당 일각에서는 유 전 의원이 내년 지방선거 국면에서 경기도지사 후보로 전면에 나설 경우 보수 중도층 결집의 촉매 역할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울러 유 전 대표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개혁보수 동맹'을 결성할 경우 보수 재편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관건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이들의 복귀를 어디까지 수용하느냐다. 이들은 모두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을 찬성했던 이른바 '찬탄파'인 만큼 공천 과정에서 배제되거나 일부 지역에만 제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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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11일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 사회과학대학에서 열린 청년 토크쇼에서 '청년은 어떤 미래를 원하는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25.4.11./사진=연합뉴스 |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핵심관계자는 "유승민 전 대표가 들어오면 이준석 대표와도 연대할 수 있다. 플러스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라며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 이기기 위해 유승민과 이준석에게 발판을 마련해 줄 수 있는 게 있다면 나쁜 카드는 아니다. 장 대표가 어떻게 할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특히 유승민의 중도 확장력, 한동훈의 대중 인지도, 이준석의 청년층 기반이 결합할 경우, 친윤계 중심의 보수구도는 균열을 맞을 수 있다"며 "재보궐선거 공천은 장 대표가 주는 거다. 아직 시간이 좀 남긴 했지만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에게 꽃길을 걸으라고 할 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기사에 인용된 여론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 번호를 활용한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7.5%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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