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역대급 실적을 올린 가운데,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둘러싼 주도권 경쟁도 점화했다. 내달 초 빅테크향 HBM4(6세대) 공급이 예정된 삼성전자는 반도체 주도권 확보에 사활을, 사실상 HBM 독주체제를 이어온 SK하이닉스는 시장 점유율 방어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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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내 첨단 복합 반도체 연구개발(R&D) 센터인 NRD-K 클린룸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 제공 |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컨퍼런스콜을 통해 내달 HBM4를 양산, 출하한다고 밝혔다. 올해 중반에는 스탠다드 제품으로 고객사에 샘플을 제공하고, 이후 HBM4E 코어다이 기반의 커스텀 제품도 하반기 고객 일정에 맞춰 계획하고 있다. 이 흐름대로라면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BHM4를 납품한 회사가 된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작년에 HBM4 샘플을 공급한 이후 재설계 없이 순조롭게 고객 평가 진행 중"이라며 "이미 HBM4을 양산 중이며, 주요 고객사의 요청에 따라 2월부터 최상위 속도 11.7Gbps 제품을 포함한 HBM4 물량을 출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HBM 관련 준비된 생산능력(CAPA)도 전량 구매주문서(확정 주문)을 확보한 상태다.
HBM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공급자가 우위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HBM4는 엔비디아 '루빈'에 탑재되며, 내년 말까지 HBM 생산능력을 월 25만 장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HBM4를 기반으로 올해 HBM 매출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김 부사장은 "HBM4 시장이 본격 도래했다"며 "AI 시장 내 신규 그래픽처리장치(GPU) 및 주문형반도체(ASIC)를 타깃으로 성능 경쟁력을 갖춘 HBM4를 적기에 공급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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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공정을 둘러보고 있는 최태원 SK 회장(왼쪽)./사진=SK 제공 |
◆ '판 뒤집기' 나선 삼성전자, '선두 굳히기' 나선 SK하이닉스
삼성전자는 근원적 기술력 확보를 통해 HBM4부터 시장의 판도를 바꾸겠다고 강조해왔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HBM4 코어다이에 6세대(1c) D램을 과감하게 적용하기도 했다. 1c D램은 경쟁사가 HBM3E에서 활용하던 10나노급 5세대(1b) D램보다 두 단계 선행 기술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그간 미뤄왔던 평택5공장(P5) 건설도 재개하면서 1c D램 생산 시설 증설도 추진 중이다.
올해 삼성전자가 HBM4 시장에서 점유율 회복을 노리는 한편 SK하이닉스는 흔들리지 않는 시장 리더십을 보여주겠다고 자신했다. 특히 HBM2E 시절부터 고객, 인프라 파트너사와 원팀으로 HBM 시장을 개척해 온 선두 주자인 만큼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열린 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HBM4 역시 HBM3나 HBM3E와 마찬가지로 압도적 시장 점유율을 목표로 삼고, 고객과 협의한 일정에 맞춰 계획대로 양산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SK하이닉스는 "현재 생산력 극대화에도 불구하고 고객 수요를 100% 충족하기 어려워 일부 경쟁사의 진입이 예상된다"며 "하지만 성능과 양산성, 품질 기반으로 한 SK하이닉스의 리더십과 주도적 공급사 지위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HBM4는 향후 엔비디아의 '루빈'을 비롯해 구글 텐서처리장치(TPU), 아마존웹서비스의 '트레이니움', 마이크로소프트의 '마이아' 등 자체 AI 칩에 대거 채택 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으로 AI 칩 하나에 6~8개의 HBM을 필요로 한다. 이에 따른 HBM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쟁 구도도 지속할 전망이다.
한편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올해 전 세계 HBM 시장 규모가 총 546억 달러(한화 약 78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전년 대비 58% 성장한 규모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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