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폭력적 수단으로 국회 마비...민주주의 근본 훼손"
"비상계엄으로 막대한 사회적 비용 초래...피고인 사과도 없어"
김용현, 내란중요임무종사죄 징역 30년...노상원은 징역 18년 선고
우원식 "비상계엄, 내란 법적판단 확인...어떤 권력도 헌법 틀에서 행사"
[미디어펜=이희연 기자]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2024년 12월 3일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443일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19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선고 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윤 전 대통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공모해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의 징후 등이 없음에도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등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혐의로 지난해 1월 26일 구속기소됐다.

   
▲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이 19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사진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1월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또 계엄군과 경찰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함으로써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하고 우원식 국회의장과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정치권 주요 인사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을 체포·구금하려 한 혐의도 받았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국회에 군을 보내 봉쇄하고 주요 정치인 등을 체포하는 방법으로 국회 활동을 저지·마비시켜 국회가 상당 기간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게 하려는 목적을 내심으로 갖고 있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며 "군대를 보내 폭동을 일으킨 사실도 인정된다"고 했다.

이어 "피고인들의 내란 행위는 합법적인 절차를 무시하고 결국 폭력적인 수단을 통해 국회의 권능 행사가 불가능하게 한 것"이라며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와 근본을 훼손했다는 데에서 비난의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또 "재판부가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사정은 계엄 선포와 그에 따른 군경 활동으로 인해 군경의 정치적 중립성이 크게 훼손되고,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정치적 신용도가 크게 하락한 것"이라며 "결론적으로 우리 사회가 정치적으로 양극화됐다"고 했다.

재판부는 양형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은 범행을 직접, 주도적으로 계획했고 많은 사람을 범행에 관여시켰다"며 "비상계엄으로 인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초래됐고, 피고인이 그 부분에 대해 사과의 뜻을 내비치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질타했다.

다만 "아주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물리력 행사를 자제 시키려 했던 사정도 보인다. 실탄 소지나 직접적인 물리력, 폭력을 행사한 예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며 "대부분의 계획이 실패로 돌아갔고, 이 사건 범행 이전에 아무런 범죄 전력이 없고 장기간 공무원으로 봉직해왔으며 현재 65세의 비교적 고령인 점을 참작했다"고 했다. 

   
▲ 19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공판 TV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026.2.19./사진=연합뉴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이날 법정에 수용복 대신 흰 와이셔츠와 짙은 남색 정장을 입고 들어섰다. 왼쪽 가슴에는 수인번호 '3617'이 적힌 명찰을 달았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들어서자마자 재판부를 향해 고개 숙여 인사했다.

한편, 재판부는 이날 내란 중요 임무 종사죄가 인정되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징역 30년, '계엄 비선' 의혹을 받는 노상원 전 국군 정보사령관에게는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국회 봉쇄에 가담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조지호 전 경찰청장에게는 징역 12년,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에게 징역 10년, 목현태 전 국회경비대장은 징역 3년의 판결을 내렸다. 

다만 김용군 전 제3야전군사령부 헌병 대장과 윤승영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한편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데 대해 "윤 전 대통령이 이제라도 잘못을 뉘우치고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선고 공판 생중계를 지켜본 뒤 기자들과 만나 "12·3 비상계엄이 내란이라는 법적 판단이 거듭 확인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어떤 권력도 헌법과 법령 틀 안에서만 행사될 수 있다는 게 분명해졌다"며 "이제 민주공화국의 기본 질서를 부정하거나 왜곡하는 주장으로 우리 사회의 분열과 갈등을 심화시키는 일은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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