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신진주 기자]국내 3위 규모를 자랑하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오는 26일자로 문을 닫는다.
강남권 대표 면세점으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해오던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침울한 분위기 속에 영업종료 준비에 들어갔다.
비오는 24일 찾은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에비뉴엘동에 7, 8층에 위치한 면세점은 차분한 느낌이었다. 분주하지도 한적하지도 않았다. 오늘도 어김없이 중국인관광객(요우커)들은 면세 쇼핑을 즐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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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 단계부터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초점을 맞춰 3조8000억원이 투자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세계적인 랜드마크 면세점으로 거듭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지만 '5년 한시법'에 무너지고 말았다. /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매장 모습. 미디어펜 |
자신이 산 물건들을 차곡차곡 담기 위해 트렁크 가방을 열기도 했고, 미리 봐둔 가방을 사기 위해 제품을 문의했다. 선글라스를 착용해 보며 무엇이 더 잘 어울리는 지 얘기가 오갔다. 그들은 자신이 쇼핑을 즐기고 있는 이곳이 27년만에 퇴점하는 것을 꿈에도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
"월드타워점은 면세특허기간 만료에 따라 6월 26일 영업을 종료하게 되었습니다." 엘리베이터 앞에 있는 안내판에 한국말로 쓰여진 공지만 흘러가고 있었다.
롯데 관광 계열사 관계자는 "세계 관광시장은 이제 문화관광 트렌드인데, 요우커들이 놀이공원, 아쿠아리움 등을 즐기고, 쇼핑까지 한 곳에서 할 수 있는 일명 '강남권 상품'을 만나지 못하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일단 연말 재개장을 가정해 월드타워점에서 근무하는 1300여명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직원 150여명은 타부서 전보와 유급휴가 안에 따라 배치가 예정됐고, 용역직원 150여명은 시설유지를 위한 최소인원을 제외하고 타점과 계열사에 흡수 배치할 계획이다.
브랜드 파견 판촉 직원 1000여명 가운데 90% 정도는 타점 및 타사 이동 근무가 완료됐다. 월드타워점에만 있던 브랜드들은 10층 확장공사로 넓힌 소공점에 팝업스토어 형태로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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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3위 규모를 자랑하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오는 26일자로 문을 닫는다. 강남권 대표 면세점으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해오던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침울한 분위기 속에 영업종료 준비에 들어갔다. /롯데월드몰 에비뉴엘 입구. 미디어펜 |
1989년 롯데월드 잠실점으로 출발해 2년 전 지금의 롯데월드몰(제2롯데월드)로 이전한 월드타워점은 지난해 6112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서울 시내면세점 가운데 세 번 째로 많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 10년 사이에 매출 규모는 4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롯데면세점은 고객 서비스와 편의성 확대를 위해 월드타워점에 업계 최고 수준인 580억원의 인테리어 비용을 투자해 쾌적한 쇼핑공간을 조성하고 국내 최대의 고객 동선 3m를 확보했다.
아울러 루이비통·에르메스·샤넬 등 국내 최다 명품 부티크 플래그십 스토어와 테마형 고객 휴식공간을 마련했으며, 쇼핑과 함께 한류스타 및 K콘텐츠, K-뷰티 등을 체험할 수 있는 프리미엄 콘텐츠 체험 공간도 구성했다.
기획 단계부터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초점을 맞춰 3조8000억원이 투자된 이곳은 세계적인 랜드마크 면세점으로 거듭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지만 '5년 한시법'에 무너지고 말았다.
일단 롯데면세점 측은 정부의 시내면세점 추가 공고안에 따라 신규 특허 취득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입점해 있는 3대 명품 브랜드(샤넬, 에르메스, 루이뷔통)을 비롯해 상당 수 업체들이 대부분 매장을 철수하지 않고 재개장 때까지 유지한다는 입장"이라며 "그만큼 타 면세점에 비해 월드타워점이 여러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월드타워점이 매출이나 방문객 규모 면에서도 경쟁력이 있는 만큼 신규 특허 취득 준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오는 10월 4일까지 제출해야할 제안서에 온 힘을 쏟을 방침이다. 특히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만의 강점인 공연·문화·체험·관광·쇼핑을 원스톱으로 경험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관광쇼핑 복합단지 면세점'이라는 것을 강하게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신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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