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연이은 '인사 파격실험'으로 업계 화제가 되고 있다. 조직 융합을 위한 잇따른 고육책이 어떤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지난 19일 1199명의 직원에 대한 '2017 상반기 정기인사'를 실시했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는 은행권 최초로 퇴직 지점장을 재채용하는 파격이 감행돼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사진)이 연이은 '인사 파격실험'으로 업계 화제가 되고 있다. /KEB하나은행


이번 인사에서 KEB하나은행은 성과가 우수했던 퇴직지점장 4명을 지점장으로 재채용했다. 또한 성과주의 강화를 위해 기존 지점장에게 적용되던 약 15%의 성과급 비율을 50% 이상 확대하기로 했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퇴직지점장 재채용에 대해 "성과와 노력이 있을 경우 얼마든지 기회가 열려있다는 메시지를 임직원들에게 전하는 것"이라며 "향후 재채용비율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성과우수자는 임원으로도 승진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세대와 성비 측면에서도 이번 KEB하나의 인사는 앞서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새롭게 보임된 지점장 58명 중 40대 지점장이 총 24명으로 약 41%나 된다. 여성 지점장도 약 15%인 9명으로 은행권에서는 높은 수준이다.

최근 함영주 행장 체제의 KEB하나은행은 인사 때마다 시선을 끌어모으고 있다. 작년 연말에는 부행장 4명중 3명을 1960년대생으로 기용해 은행권 '세대교체'에 앞장 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사 파격실험의 여파는 임원급 이하 행원들에게도 미쳤다. 같은 해 7월 하순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1000여명에 대한 대규모 승진인사를 실시했던 것. 특히 직원 개인 실적보다 고객 수익률을 기준으로 인사평가를 실시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함영주 행장의 잇따른 인사실험에는 'KEB하나 만들기'라는 복안이 깔려있다는 분석이 많다. 재작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합병으로 탄생한 KEB하나은행이 어느 한쪽 분위기에 치우치지 않도록 '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구 하나은행-외환은행간 화학적 통합을 위해 약 2300명 규모의 '교차발령'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은행권 한 고위 관계자는 함 행장의 시도에 대해 "본인 스스로가 고졸 말단 행원에서 행장으로까지 등극한 입지전적 인물이라 성과주의의 필요성을 잘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함 행장의 인사 파격이) 조직 내부적인 화학적 통합을 가속화 하면서 은행권 전반적으로 '성과주의' 분위기를 확산시키는 작용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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