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지난 5개월간 51차례 공판을 거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이 마지막 공방 하루를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특검과 삼성측 변호인단은 남은 쟁점을 두고 격돌할 전망이다.

특검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 사이의 대가성이 충분히 입증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변호인단은 특검의 가공된 프레임은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특검과 변호인단은 이와 함께 대통령과 이 부회장 사이에 부정한 청탁이 있었는지 여부와 삼성 경영권 승계 작업의 존재 유무에 대해서도 판이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하루 앞서 3일 열린 공방기일에서 양측은 그동안 법정에서 진행된 증언과 채택된 증거 문건 등을 토대로 이러한 핵심쟁점들에 대해 첨예하게 다퉜다.

특검은 먼저 이건희 삼성 회장이 쓰러진 뒤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안정적으로 꾀할 필요가 있었다면서 박 전 대통령과의 3차례 독대에서 부정한 청탁이 이루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단은 이 부회장 승계작업은 이미 다 끝난 상태였고 남은 것은 주주의 신뢰라면서 당시 삼성 승계작업이 현안이었다고 대통령이 미리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은 특검이 가공한 프레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4일 열리는 두번째 공방기일에서 양측은 이와 함께 대가성 인식 여부와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훈련 지원 등 주요 쟁점을 두고 치열하게 부딪힐 것으로 관측된다.

이 부회장은 이와 관련해 지난 2일부터 3일까지 이틀간 이어진 피고인신문에서 "독대시 부정한 청탁이나 그에 따른 대가성이 없었다. 박 대통령은 면담 때 승계작업을 언급하지 않았다"면서 최순실씨 정유라씨에 대해서도 몰랐다고 진술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재판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재판부는 8월3~4일 이틀간 공방기일을 열고 특검과 변호인단의 쟁점 정리 및 양측의 입장을 들었다./사진=연합뉴스

관건은 지금까지 제출되어 채택된 증거들의 증명력에 대해 재판부가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다.

양측 입장은 판이하다. 정황증거로 채택된 안종범수첩과 대통령 말씀자료, 직접증거로 채택된 청와대 민정수석실 캐비닛메모에 관해 특검과 변호인단은 서로 다른 해석을 내리고 있다.

특검은 강력한 간접증거들로 공소사실 입증이 가능하다고 보지만, 변호인단은 독대 대화내용을 직접 증명하거나 특정할 만한 증거가 되지 않고 범죄사실을 추측하기 힘들어 부정청탁 여부와 대가성을 입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공방기일이 끝나면 이 부회장 혐의에 대한 심리는 사실상 종료된다. 재판부는 오는 7일 검찰 구형과 변호인 최후변론, 피고인 최후진술이 이어지는 결심공판을 예고했다.

결심공판 후 선고공판은 이 부회장의 구속기간이 27일까지인 것을 감안해 그 전에 열릴 것으로 관측된다.

법조계는 결심공판 후 2주 지나 통상적으로 선고공판이 열리는 것을 고려하면 8월 넷째주 이 부회장에 대한 선고가 내려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편 이번 선고와 관련해 대법원이 최근 주요 1~2심 재판의 선고공판 생중계를 허용함에 따라 재판장의 재량으로 이 부회장 사건이 전국 생중계 1호 재판이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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