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북한의 노동당 창건일 72주년을 맞은 10일 한미 군당국은 대북감시태세를 격상시켜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북한 김정은의 다음 도발 카드로 사진으로만 공개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3형과 잠소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3형을 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사일 발사에 관한 수학적 공식을 보여주면서 '미국 서부 해안에 도달할 수 있다'는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발언을 전한 안톤 모로조프 러시아 의원의 추측을 인용하면서, 개량된 엔진을 장착한 ICBM급 화성-14형 도발도 가능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이 지난 7월 고각으로 발사했던 화성-14형을 정상각도로 발사할 경우, 1만km가 넘는 사거리로 미 서부 본토까지 닿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평양을 방문했던 모로조프 의원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시점에 대해 '조만간'이라고만 밝히고 구체적 날짜를 언급하지 않았다"며 "북한 노동당창건 기념일(10일)에 발사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북한이 가까운 시기에 탄도미사일 도발을 재차 감행할 경우에 대해 미국은 격추 가능성을 시사한 상태며, 러시아는 이에 대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9일(현지시간)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의 모스크바 회동에서 "미국의 군사옵션 준비 등 한반도의 어떤 긴장 고조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군사전문가들은 10일을 무사히 넘기더라도 중국공산당 19차 전국대표대회가 열리는 18일까지 도발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분석도 제기하고 있다.

중국 브릭스정상회의 기간인 지난 9월3일 6차 핵실험을 감행했던 전례를 감안하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시기의 문제일 뿐 정해진 수순에 가까우며, 불시에 ICBM을 발사해 미국의 격추 역량을 가늠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 사진은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4월15일 김일성 주석의 105번째 생일(태양절)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중인 열병식에 신형 ICBM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최초 공개한 모습이다./사진=연합뉴스

현재 한미 군 당국은 U-2S 고공 전략정찰기와 피스아이(E-737) 항공통제기 등 정찰위성과 공중조기경보기 등 감시전력을 증강해 북한의 도발 예상지역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

주한미군 평택기지 정찰기인 EO5C 크레이지 호크와 미 조기경보위성(DSP)도 한반도 전역의 영상 및 통신정보를 24시간 감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군 당국은 노동당 창건일(10월10일)이 김일성 생일(4월15일)과 김정일 생일(2월16일), 정권 수립일(9월9일)과 함께 북한 4대 명절로 꼽히는 것을 감안해 미사일 발사를 2분 내에 탐지할 수 있는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 그린파인과 해군 이지스 구축함의 레이더(SPY1D)를 가동하고 있기도 하다.

북한은 당 창건일에 앞서 지난 8일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당과 군 수뇌부가 총출동한 가운데 10만명이 모인 군중대회를 열고, 반미 최후 결사전을 외치며 내부체제 결속에 나섰다.

아직 미사일 시험발사가 임박했다는 징후가 포착되지 않았으나 언제 어디서 어떤 도발을 감행할지, 아니면 당분간 도발을 자제하고 정세관리에 들어갈지 김정은이 조만간 내릴 선택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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