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캠리 5년만에 풀체인지 출시
쏘나타·그랜저보다 가격은 비싸
[미디어펜=최주영 기자]5년만에 완전변경으로 출시된 '뉴 캠리'를 사이에 둔 현대차와 토요타의 보이지 않는 기싸움이 예상된다. 현대차는 캠리를 쏘나타급으로 규정하는 분위기지만 한국토요타는 캠리를 그랜저급으로 포지셔닝해 그랜저와 쏘나타 고객층까지 모두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펴고 있는 것.

   
▲ 뉴 캠리 하이브리드 모델은 새로운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결합으로 211마력의 출력을 기록한다. /사진=한국토요타 제공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토요타는 지난 19일 국내 출시한 뉴 캠리를 통해 한국에 다시 한 번 '캠리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토요타가 2018년까지 세운 목표 판매량은 5500대로 사전예약 건수만 벌써 1300대가 넘어설 정도로 국내 반응이 뜨겁다.

그동안 완성차 시장에서 캠리는 쏘나타와 그랜저 중간급에 위치한 모델이었지만 뉴 캠리는 '그랜저급'으로 출시됐다는 게 토요타의 설명이다. 엔진 사이즈와 배기량은 그랜저에 일부 가깝기 때문이다.

뉴 캠리 배기량은 2.5ℓ급 '다이나믹 포스 엔진'(V6)을 탑재한 2487cc로 쏘나타(1999cc), 그랜저(2999cc)를 뛰어넘는다. 제원상 성능은 캠리가 211마력으로 그랜저 최고 마력인 290마력을 넘지는 못했지만 연비는 뉴 캠리(16.7km/ℓ)가 그랜저(14.8km/ℓ)를 앞선다.

이번에 출시되는 풀체인지 모델의 경우 길이와 너비가 각각 30mm, 20mm 늘었고 전장의 경우 쏘나타보다 25mm 길고 그랜저보다는 50mm 짧다. 휠베이스는 2825mm로, 그랜저와 쏘나타보다 20mm씩 작다.

일단 풀체인지된 뉴 캠리가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해 보인다. 이번에 출시한 완전변경 모델은 그동안 토요타의 '약점'으로 여겨져 온 외관 디자인과 더불어 엔진까지 완전히 바뀌었다. 토요타의 혁신 TNGA 플랫폼과 새로 개발된 2.5리터 '다이나믹 포스' 엔진 및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돼 풀체인지다운 면모를 갖추는데 성공했다.

새로운 캠리 출시 소식에 현대차도 내색은 하지 않지만 긴장한 모습이다. 현대차는 그동안 캠리와의 비교 시승 행사에서 스파링 파트너로 항상 쏘나타를 붙여왔다. 쏘나타 미국 출시를 6월로 앞당긴 점도 캠리를 제치고 미국 중형세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였다는 관측이다. 

비록 LF쏘나타와 그랜저 실적이 잘 나오고 있기는 하지만 캠리 풀체인지 출시로 판매량이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현대차는 지난 한 달동안 LF쏘나타(하이브리드 444대 포함)와 신형 그랜저가 각각 6424대, 1만1283대씩 팔렸다. 

가격 면에서는 쏘나타와 그랜저가 캠리보다 저렴한 편이다. 현대차 LF쏘나타(2255~3210만원)와 그랜저(가솔린 3.3 하이브리드 기준 최고 4160만원)의 가격은 캠리(3590만~4250만원)보다 낮게 나왔다. 

   
▲ 젊어진 디자인으로 월간 판매량 1만대를 달성한 현대자동차 준대형세단 '그랜저IG'/사진=현대차 제공


다만, LF쏘나타는 3월 출시 이후 4월 9127대, 5월 7597대, 6월 9298대로 성장세를 유지하다가7~8월부터 판매량이 감소 추세다. 쏘나타의 1~8월 누적판매는 지난해보다 3.8% 줄어든 5만5146대를 기록해 신차 효과 감소 우려에 현대차의 고민은 더 심각한 상황이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도 9월까지 누적 판매 3893대를 기록해 작년 동기(5614대) 대비 30.7% 하락했다. 

반면, 토요타는 신형 캠리를 통해 국내 연간 판매량 목표 달성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올 판매목표를 전년 대비 20% 이상인 1만1000대로 잡은 토요타는 주력 모델인 캠리 판매량을 늘려야 할 필요가 있다.

한국토요타의 올해 1~9월 판매량은 8205대로, 지난해 동기 대비 25% 성장했다. 특히 캠리의 지난해 판매량은 구형 하이브리드 모델로도 국내에서 2431대나 팔려 전년 동기 대비 223% 판매량이 급증하기도 했다.

완성차 업계는 8세대 캠리가 수입 하이브리드 시장의 판을 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토요타는 2.4, 3.5, 하이브리드 등 캠리의 다양한 라인업을 경쟁력 높은 가격에 출시해 쏘나타와 그랜저 등 국산 중형·준대형차에 편중된 국내 소비자의 관심을 돌린다는 계획이다.

요시다 아키히사 한국토요타 사장은 "풀체인지 모델은 대대적인 상품성 개선이 있었고 가격 또한 최대한 경쟁력 있게 내놓았다"며 "신형 캠리를 통해 한국에서 다시 한번 캠리 바람이 불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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