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64명 인사 단행 "올해 소규모 예상"
SK이노베이션·SK하이닉스 신상인사 유력
[미디어펜=최주영 기자]SK그룹이 오는 7일 사장단·임원 인사를 단행한다. SK는 이를 위해 지난주 인사 평가를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은 그동안 연말께 사장단 및 임원 인사를 단행했지만 올해 그룹 창립 이후 최대 성과가 기대되는 만큼 서둘러 인사를 마치고 일찌감치 내년을 준비한다는 전략이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그룹 제공

이번 SK그룹 인사의 관전포인트는 '성과보상'과 '깜짝발탁'으로 예상된다. 재계에서는 SK그룹이 주력 계열사의 성과에 대한 보상 차원의 인사와 함께 일부 계열사의 수장 교체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과 SK하이닉스 등 주력 계열사의 실적 고공행진에 힘입어 올해 사상 최
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 계열 상장사 17개 연간 연결기준 합산 누적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3% 늘어난 25조1762억원이다. 비상장사까지 포함한 SK그룹 계열사의 별도기준 영업이익 역시 2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 중에서도 박성욱 부회장·김준 사장이 이끄는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 실적이 단연 돋보인다. 양사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이미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을 뛰어넘었고 각사별로도 영업이익이 3조원을 웃돌거나 거의 달성한 상황이다. 

양사는 올해 전체로도 연간 기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이는 곳은 김 사장이 이끄는 SK이노베이션이다. 올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2조3891억원으로 전년도 연간 실적을 이미 넘어섰다. SK이노베이션은 4분기 시장 추정치를 포함하면 3조2625억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한 지난해 실적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김 사장이 지휘봉을 잡은 지 1년 된 상황에서 이같은 호실적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대규모 승진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사진=SK그룹 제공
 
또한 올들어 3분기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는 SK하이닉스도 승진 인사가 유력하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은 매출액 8조1001억원, 영업이익 3조7372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3조2767억원)을 뛰어넘었다. 올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9조2600억원으로 SK그룹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2013년부터 5년째 SK하이닉스 대표를 맡아온 박성욱 부회장은 주요 계열사 대표 중 최연장자(1958년생)인 만큼 거취가 주목된다. 박 부회장의 거취가 변동될 경우 SK하이닉스는 물론 SK텔레콤의 대규모 인사 이동도 예상된다. 

박 부회장과 동일한 시기 SK E&S를 이끌어온 유정준 대표의 거취도 관심거리다. 다만 유 사장이 아직 젊은데다 글로벌 에너지 분야에서 대체자를 찾기 힘들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2011년부터 SK건설을 이끌어왔던 조기행 부회장은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주목받고 있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연말 인사에서 큰 폭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선임된 조대식 의장과 김준 에너지화학위원장(SK이노베이션 대표), 박성욱 ICT위원장(SK하이닉스 대표), 유정준 글로벌성장위원장(SK E&S 대표), 박정호 커뮤니케이션위원장(SK텔레콤 대표) 등 각 위원장과 주요 계열사 CEO롤 겸직하고 있는 인사들은 유임 가능성이 높다.

이번 인사에서는 지난 6월 SK 수펙스추구협의회 부사장으로 합류한 중앙일보 출신 김동섭 부사장의 향후 직무 관련 윤곽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SK그룹은 지난해 말 103명의 신규 임원 선임을 포함, 164명 규모의 인사를 단행했다. 세대교체에 초점을 맞춰 기존 세대가 물러났고 신규 승진자가 100명에 달해 조직이 젊어졌다. 지난해 세대교체를 완료한 만큼 이번 인사폭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은 이번 임원 인사를 진행한 이후 본격적으로 계열사 별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그려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계열사에서는 각 사업영역 마다 사회적 가치와 맥을 같이 하는 새로운 제안을 고민해 추진하게 될 것으로 파악된다.

최태원 회장은 기업의 사회적인 가치 창출에 대한 언급을 연이어 하면서 그룹 경영의 방향성을 제시한 바 있다. 

최 회장은 지난 10월 경기 이천 SKMS 연구소에서 열린 사장단 세미나에서 공유 인프라 구축, 사회적 기업 생태계 조성 등에 나서줄 것을 주요 임원들에게 요구했고 글로벌 무대에서도 "SK는 사회적 가치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자고 선언, 구체적 실천방안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룹은 올해부터 CEO 평가에 회사 주가를 반영하는 핵심 성과지표(KPI)를 도입한 만큼 내년도 인사에서 이를 어떻게 적용할지 다각도로 고심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 대대적인 조직개편이 있었던 만큼 남은 인사는 성과보상과 신규선임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며 "최태원 회장이 강조해온 ‘딥 체인지’ 경영철학에 따라 혁신·신성장사업이나 사회적기업 육성 관련 부서에서 파격 인사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