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던 미숙아 4명이 동시다발적으로 심정지해 사망한 사건을 두고 3명에게서 동일한 내성균 감염이 확인돼 이들의 사인으로 균 오염 등 병원 과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당초 이대목동병원 측에서 사고 직후 채혈한 환아 3명 모두에게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항생제 내성균)이 검출됐고, 유전자가 모두 일치해 동일한 균주에서 나온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또한 이번 사건의 경우 환아 3명에게서 검출된 내성균이 강력한 항생제도 듣지 않는 슈퍼 박테리아 급으로, 국내에서 이런 균이 발견되는 경우는 4~5% 정도에 불과해 매우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내성균 감염이 직접적인 사인이 되려면 몇 가지 의문이 풀려야 한다는 점이다.

부검과 사인 규명을 맡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서울과학수사연구소(국과수)는 앞서 18일 "4명 중 3명에게서 항생제 내성균이 확인됐으나 4명이 81분 사이에 동시다발적으로 숨진 점을 세균 감염만으로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언급했다.

4명이 같은 질환에 함께 감염될 수 있지만 동시 사망의 원인으로 감염체를 짚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다만 이한영 국과수 서울과학수사연구소장은 18일 1차소견 발표 브리핑에서 병원 측이 "특정 약물을 과다 투여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혀 병원의 과실 여부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이한영 소장은 "병원에서 쓰는 약물 중 어떤 약물들은 치명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가령 염화칼륨(포타슘)은 농도를 유지하려고 투약하는데 과량 투약하면 아주 치명적"이라며 "그런 약물들이 소아에게 어떻게 작동할 수 있는지 의무기록을 전제로 분석해봐야 하고 무사히 퇴원하거나 전원한 12명 다른 환아들의 완전 정맥영양치료 내역에 대해서도 조사하겠다"고 설명했다.

   
▲ 이대목동병원 측에서 사고 직후 채혈한 환아 3명 모두에게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항생제 내성균)이 검출됐고, 유전자가 모두 일치해 동일한 균주에서 나온 것으로 19일 확인됐다./자료사진=연합뉴스

이번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실의 경우 심정지로 사망한 환아 4명 모두 사건 당일 동일한 수액과 주사제를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별 탈 없이 무사히 퇴원한 다른 환아 1명 또한 사건 당일 이들과 동일한 수액과 주사제를 맞은 것으로 드러나, 투여한 수액과 주사제로 사인을 특정하기 힘든 상황이다.

더욱이 15일에 투여했을 때 5명의 환아 모두 아무런 증상이 없다가 16일 오후 늦게서야 이중 4명의 환아에게서 심정지가 시작됐다.

변을 당한 환아 모두 사고 당시 완전 정맥영양치료 중이었다.

전문의들은 미숙아인 환아들이 정맥치료와 수액 투여에 따라 폐에 부종이 생기거나 체내에 전해질이 흐트러질 경우 급속하게 악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대목동병원 의료진이 해당 수액을 제조하거나 주삿바늘을 꽂는 과정에서 내성균에 오염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사흘만인 19일 이대목동병원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가 '감염'에 무게를 두고 매개 가능성이 있는 의료기구들을 압수한 가운데, 국과수는 정밀감정에 나선다.

이 소장은 1차 브리핑에서 "수액 세트의 세균감염도 검토하겠지만 어떤 감염체에 의해 감염이 동일하게 발생해도 동시사망 원인으로서는 어렵다"며 "확실한 사인과 매커니즘을 명백히 밝히겠다. 조직 현미경 검사 등 각종 검사결과를 종합해야 사인이 규명될 것"이라며 섣부른 추측을 삼갔다.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