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화학업계가 정부의 '신 남방정책'에 맞춰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와 인도를 비롯한 '포스트 차이나' 국가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이들 지역은 풍부한 노동력과 자원을 토대로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소득이 꾸준히 증가해 향후 제품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베트남과 인도를 오가는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응우옌 쑤언 푹 총리를 만나 섬유·산업자재·화학·중공업 등 전 사업 분야의 글로벌 복합생산기지 구축과 관련해 협력 강화를 논의했다.
조 회장은 2007년부터 호치민시 인근에 법인을 설립하고 지금까지 15억달러(약1조6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자, 스판덱스·타이어코드 등을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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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현지시각) 인도 뭄바이 벤드라 컬라 콤플레스(BKC)에서 열린 '마그네틱 마하라슈트라 컨버전스 2018' 개막식에서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 등 정부 주요 인사와 타타그룹 라탄 타타 회장·릴라이언스그룹 무케시 암바니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효성 조현준 회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효성그룹 |
지난해부터는 바리아붕따우성에 13억달러(약 1조3800억원) 가량을 투자, 폴리프로필렌 공장과 탈수소화 공정 시설 및 액화석유가스(LPG) 저장탱크 건립 등과관련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꽝남성에 추가 생산법인 설립 또한 검토하고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각)에는 인도 뭄바이에서 모디 총리를 만나 오는 2019년 마하라슈트라주에 스판덱스 공장 건립을 합의하고, 산업용 섬유와 탄소섬유 및 아라미드섬유를 비롯한 신사업 시장 진입과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등의 분야 협력 강화를 논의했다.
12만평 규모의 부지 위에 건설될 예정인 이 공장은 오는 2020년 본격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70%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효성은 설명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지난해 11월 푹 총리와 만난 데 이어 지난달 열린 다보스포럼에서도 베트남 정부 및 기업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 에너지·화학 등의 분야 파트너십 구축 방안을 협의했다.
SK그룹은 베트남을 생산기지를 넘어 첨단 산업 육성의 베이스캠프로 삼으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으며,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2월 베트남 산업 현장에서 이사회를 개최하는 등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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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케미칼의 말레이시아 법인인 롯데케미칼(LC)타이탄 전경/사진=롯데케미칼 |
롯데그룹은 말레이시아 법인인 롯데케미칼(LC)타이탄이 연간 9만3000톤 가량의 에틸렌을 생산할 수 있는 납사분해설비(NCC)가 기계적 준공을 완료하고 20만톤 규모의 폴리프로필렌(PP) 설비도 올 상반기 기계적 준공을 앞둔 가운데 인도네이사로 확장하는 것을 모색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이 2016년 NCC 건설을 위해 13만평 규모의 부지를 매입하고 기초 설계 작업을 진행하는 등 총 40억달러(약 4조30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롯데첨단소재 역시 인도네시아의 PT.아르베스티린도과 PT.ABS인더스트리 지분 100%를 인수하는 등 동남아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나, 최근 신동빈 회장의 법정구속으로 확장 전선에 적신호가 켜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들 지역은 단순히 인구가 많은 것이 아니라 2030 세대가 많고 임금이 중국 대비 절반 이하"라면서 "정부가 친기업 풍토를 조장하고 교육수준이 높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국 산업이 강하지 않아 기술력을 앞세운 국내 업체들의 진출이 용이하다"며 "인공지능(AI)·스마트시티 등 첨단 기술도 발전하고 있어 향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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