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대신증권, 하이투자증권 등의 CEO 임기가 이달 마무리됨에 따라 차기 인사에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한투 유상호 사장의 경우 11연임 신기록 수립이 확실시 되지만 NH 김원규 사장의 경우 교체설에 무게가 실린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달 증권사 인사가 연이을 것으로 보인다. 많은 숫자의 증권사 CEO들 임기가 3월에 끝나기 때문이다. 연임을 하든 새로운 사람을 영입하든 3월에는 인사 공고가 연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한국투자증권을 포함한 다수 증권사들 CEO 임기가 이번 달 종료된다. /사진=미디어펜


우선 업계는 최연소‧최장기 CEO 기록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의 거취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2007년 3월 47세의 젊은 나이로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에 선임된 유 사장은 어느덧 12년째 수장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미 최장수 연임기록을 갖고 있지만 올해에도 기록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5244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역대 최대 실적을 낸 점으로 보나 ‘단기금융업 인가’ 같은 업적으로 보나 빠지는 부분이 없기 때문이다. 유 사장의 연임 여부는 이달 말 주주총회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2016년 3월 취임한 하나금융투자 이진국 사장도 연임에 무게에 실리는 대표적인 CEO다. 오는 22일 주총을 앞두고 있어 이 자리에서 결정이 날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노조와의 관계도 나쁘지 않고, 무엇보다 이 사장을 하나금투로 이끌어 준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3연임에 성공함으로써 이 사장의 연임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게 중론이다.

2012년 5월 대신증권 사장직에 취임한 나재철 사장도 무난하게 3연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채 출신 사장으로서 작년에도 훌륭한 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의 작년도 순이익은 1206억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63%나 늘었다. 대신증권은 오는 23일 주총을 통해 나 사장의 연임 여부를 확정 짓는다.

증권사들이 전반적으로 훌륭한 실적을 냈기 때문에 큰 변수가 없는 한 CEO들의 연임에는 큰 장벽이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의 거취는 ‘퇴임’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단지 실적만으로 갈음할 수 없는 또 다른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적만 놓고 보면 NH투자증권은 작년도에 3496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는 전년 대비 48% 증가한 수준이다. 영업이익만 놓고 봐도 작년보다 52%나 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김 사장 ‘교체’를 예상하고 있다. 명목상으로는 농협금융지주 내에 3연임 사례가 지금까지 없었다는 점이 근거로 꼽힌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김 사장이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이자 이른바 ‘친박’의 핵심으로 꼽히는 김재원 의원의 친형이라는 점이 장벽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농협지주의 경우 일반적인 금융사들보다도 더 보수적인 분위기”라고 전제하면서 “지금까지 전례가 없었던 3연임 사례를 만들면서까지 김원규 사장을 재선임할 명분은 충분치 않아 보인다”고 예상했다.

현재 NH투자증권 내에서는 김원규 사장을 포함한 6명이 차기 사장 후보로 확정된 상태다. 김 사장 외에 정영채 IB부문 대표(부사장), 김광훈 전 경영지원총괄 부사장 등이 내부 출신으로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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