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4사 영업이익 합계 7조8000억원
평균 근속연수 14.2년 이상…SK에너지 21.5년으로 최장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지난해 연봉 순위 상위권을 점령한 정유업계 임직원들의 고연봉 추세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에너지 임직원들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1억52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5.1%에 해당하는 2000만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쓰오일과 SK이노베이션 임직원들의 연봉도 전년 대비 9% 가량 상승, 각각 1억2076만원과 1억1100만원을 기록했다.

GS칼텍스는 전년 대비 4.5% 감소했지만 1억819만원으로 1억원대를 유지했으며, 현대오일뱅크는 9900만원으로 1억원대에 진입하지 못했지만 8%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 지난해 주요기업 직원 평균 연봉/자료=각 사 사업보고서


정유업계 임직원들의 연봉이 높은 것은 우선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세계 경기 회복으로 석유제품 수요가 증가하고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으로 불리는 배럴당 4~5달러 대비 두 배 가량 높은 10달러까지 오르고, 화학·윤활유 등 비정유부문에서 생산하는 제품들의 스프레드 호조 및 판매량 증가 등에 힘입어 정유 4사는 총 7조80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업계는 이에 따라 월 기본급의 1000%에 달하는 성과급이 지급됐으며, 정유시설 점검 등으로 공장이 쉬었다가 재가동할 경우 납기일을 맞추기 위한 잔업이 늘어나 생산직 직원들이 특근 수당 등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해 기준 가장 높은 직원 평균 근속연수를 기록한 SK에너지(21.5년)를 비롯해 GS칼텍스(15.3년)·에쓰오일(15.2년)·현대오일뱅크(14.2년) 등의 업체들 모두 근속연수가 긴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정유사 임직원들은 세금도 많이 부담할 것으로 예정이다.

소득이 1억5000만원을 초과할시 38%의 고세율을 적용받는다는 점에서 SK에너지 직원들은 평균 3800만원 가량의 세금을 납부해야 하며, 다른 업체들도 평균 35%의 세율을 적용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구인·구직 매칭플랫폼인 사람인이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매출 상위 30대 기업의 연봉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SK에너지를 제외한 나머지 29개 기업의 평균 연봉은 8300만원으로, 4600만~8800만원 구간에 해당돼 24%의 세율을 적용받는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SK이노베이션·GS칼텍스·현대오일뱅크·에쓰오일 로고/사진=각 사 홈페이지


한편 정유업계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석유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미·중 정유사들이 정기보수에 돌입하면서 정제설비 가동률이 각각 87%, 65.2%까지 하락한 것에 힘입어 올해도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정제마진도 지난 1월 6달러대로 하락했으나, 2월과 3월 각각 7.4달러, 7.7달러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통상 국내 업체들은 정제마진이 1달러 상승할 경우 영업이익이 3000억원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환경규제 등으로 플라스틱과 합성고무 제조 등에 사용되는 스타이렌모노머(SM)의 원료인 벤젠·파라자일렌(PX)·부타디엔 등 제품 가격 강세가 예상되는 비정유부문도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분석됐다.

업계 관계자는 "공급과잉으로 인한 에틸렌 가격 하락이 우려되기는 하지만,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0~40% 늘어날 것"이라며 "'연봉킹'으로 불리는 정유업체 임직원들의 고연봉·고세금은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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