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단일화기구 잡음에 경선불참·독자출마자까지…4년 전과 같이 '4자 구도' 유력 전망
[미디어펜=김규태 기자]서울시교육감을 새로 뽑는 6.13 지방선거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4년 전 4명의 후보가 난립했던 선거전이 재연되면서 당시와 마찬가지로 보수 진영이 분열로 패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진보와 보수 양 진영의 분위기는 대조적이다.

진보 진영은 조희연 현 교육감이 지난 6일 78% 득표율을 보이며 단일 후보로 낙점됐다.

보수 진영은 4명의 경선후보가 오는 10일 단일화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지만 이준순 예비후보가 경선불참 및 독자출마를 선언해 4년 전과 동일한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도로 분류되는 서울대 교수 조영달 예비후보까지 합하면 진보 진영 단일 후보인 조희연 현 교육감과 보수 진영 단일 후보, 이준순 예비후보까지 포함해 4자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안철수 러닝메이트'로 중도를 표방하면서 선거에 나서려는 조영달 예비후보는 서울대 사범대학 출신으로 교육계 인맥이 넓다는 평가도 있어 3파전으로 좁혀지더라도 진보 보수 후보 모두에게 만만치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보수진영 일각에서는 특정후보 추대 의혹 등 보수 단일화기구에 대한 공정성 논란도 불거져 진통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4일 열렸던 곽일천·두영택·박선영·최명복 등 보수진영 예비후보들의 정책공약 설명회도 앞서 열렸던 후보간 토론회가 상호간 비판이 끊이지 않는 등 과열된 양상을 보여 사전에 합의된 질문과 답변으로 발언 형식이 제한된 '공약 설명회'로 마련됐을 정도다.

이날 설명회에서 두영택 예비후보는 보수 단일화와 관련해 "누구를 뽑든 조희연과 제대로 한판 붙을 수 있는 사람을 뽑아달라. 이번에 놓치면 이제 더이상 서울교육감은 안 된다"고 강조했고, 박선영 예비후보는 "단일화가 되지 않아 과거에 패배했던 것"이라며 "우리가 진보교육감에게 갖다 바치는, 상납하는 결과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당초 보수진영에서는 서울지역 단일화 모임으로 좋은교육감추대국민운동본부(교추본)와 우리교육감추대시민연합(우리감) 말고도 이런교육감선출본부·범시민사회단체연합까지 난립했고, 하마평에 오른 인사만 11명에 달했다.

한 관계자는 보수진영 단일화에 대해 "단일화 열망에 대한 부담감이 무리한 기구통합을 추진했고 결국 단체 간 분열로 이어졌다"며 "갈 길은 멀지만 후보들 단일화 의지가 높은 만큼 단일화는 성공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앞서 "단일화가 실패하면 문재인정부 1년이 지나도 보수진영이 계속해서 뭉치지 않는다는 시각이 커질 것"이라며 "정치논리와 정쟁, 공명심에 휩쓸리는 교육감 직선제의 폐해를 보수가 뼈져리게 재경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교육감 보수진영은 오는 9일 오후6시 교추본과 우리감을 통해 각각 직접투표와 모바일선거를 마친 후 10일 이를 합산한 최종결과를 발표할 예정인데, 후보별로 이에 대한 공정성 시비가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교추본과 우리감 양쪽의 다른 방식에 개인이 중복투표할 경우 이를 사후에 대조해서 골라내야 하기 때문이다.

하루가 채 되지 않는 시간에 단일화기구 양쪽에 중복된 투표자의 개인정보를 대조해 정확히 합산해낼지 관건이고, 이에 따른 최종결과에 대해 1위를 제외한 나머지 세명의 후보가 모두 승복할지도 의문이다.

지금까지의 교육감 선거에서 사전 교통정리 없이 출마해 후보가 난립하는 진영은 대부분 예외없이 패배해왔다.

4년 전 연출됐던 '분열은 패배'라는 공식이 이번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서도 확인될지 주목된다.

   
▲ 지난 4일 열렸던 곽일천·두영택·박선영·최명복 등 보수진영 예비후보들의 서울시교육감 정책공약 설명회는 후보간 비판이 과열되는 양상을 막기 위해 사전에 정해진 질문으로 발언 형식과 시간이 제한된 자리로 마련됐다./사진=미디어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