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협정 파기 우려로 국제유가 급등…WTI 배럴당 70달러 상회
국내 휘발유값 1달 간 12원 이상 상승…37원 상승시 1600원 돌파
[미디어펜=나광호 기자]국제유가의 그칠줄 모르는 상승세에 국내 휘발유값도 덩달아 인상이 지속되고 있다.

8일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시스템인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7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리터당 1562.73원으로 집계됐다.

업체별로는 SK에너지(1581.01원)가 가장 비쌌으며, GS칼텍스(1564.44)·에쓰오일(1556.01)·현대오일뱅크(1554.48) 등이 뒤를 이었다. 알뜰주유소는 1535.55원을 기록했다.

휘발유값은 지난해 8월 첫째 주부터 지난 2월 첫째 주까지 28주간 상승한 이후 지난달 첫째 주까지 7주 연속 하락했으나, 이후 다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휘발유값이 약 3주 만에 13.09원 오른 추세가 이어진다면 이르면 7월 초, 늦어도 7월 말에는 1600원을 돌파하게 된다.

   
▲ 국제유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국내 휘발유값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사진=한국석유공사


이러한 상황 가운데 세계 경기 회복으로 인한 석유제품 수요 증가와 사우디가 주도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러시아의 감산 등으로 국제유가가 꾸준히 오르고 있어 향후에도 국내 휘발유값 상승세에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7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전날 대비 1.44% 오른 배럴당 70.73달러에 거래를 마쳤으며, 같은기간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는 브렌트유가 1.74% 상승한 76.17달러에 거래됐다.

이들 산유국은 지난 2016년 말부터 일일 180만배럴 감산합의를 이행하고 있으며, 지난해말 이를 올해 말까지 연장하기로 하는 등 국제유가 부양을 통한 재정수지 개선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힐난하는 의사를 표명했으나, 전통적인 친미국가로 알려진 사우디마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등 감산을 해제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오는 9일 이란 핵협정 관련 결정을 공개한다./사진=연합뉴스


최근 이란 핵문제를 둘러싸고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는 것도 국제유가 상승을 부채질하는 것으로 지적된다.

베냐민 네타나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이 비밀 핵무기 제조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협정 파기 및 이란 경제제재를 지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9일 오전 3시에 이란 핵협정에 관한 결정을 공개하겠다고 예고했으며, 이란 경제제재가 현실화될 경우 공급 감소로 국제유가의 추가적인 상승이 예상된다.

업계는 국제유가 변동이 2~3개월 후에 국내 유가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국내 휘발유값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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