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후보 4명 난립에 표심 분열 조짐…'모르겠다' 응답 42% '깜깜이 선거' 우려
[미디어펜=김규태 기자]서울시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보수진영 후보가 선출됐지만 경선결과를 둘러싼 고소전이 이어지고 불복하거나 불참한 후보들의 독자출마가 이어져 '지지율 독주' 양상을 보이는 조희연 예비후보(현 서울시교육감)에게 더 수월한 판세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보수진영 예비후보 중 하나인 곽일천 전 서울디지텍고 교장은 경선 1위로 선출된 박선영 예비후보(동국대 교수)와 단일화기구 '좋은교육감 추대 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 3인 등 4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앞서 박선영 예비후보는 모바일 경선투표에서 각각 49.7%(교추본)·69.7%(우리감)를 득표해 서울시교육감 보수진영의 후보로 지난 11일 선출됐다.

이준순 예비후보(전 서울교원단체총연합회장)는 일찌감치 경선에 불참해 독자출마를 선언했고, 곽 전 교장은 "경선 명단에 내 이름을 제외해달라는 내용증명을 보냈는데도 투표를 강행했다"며 "불참 의사를 사전에 밝혀 나와 무관한 경선 결과이고 인정할 수 없다"면서 사실상의 출마를 시사했다.

최명복 예비후보(한반도평화네트워크 이사장) 또한 "경선에 참여한 모바일투표 인원이 불과 몇 천명"이라며 "이날 단일화 후보 선출 결과에 불복하고 독자출마하겠다"고 본보에 밝혔다.

두영택 광주교대 교수가 보수진영 단일화에 유일하게 승복해 박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가운데, 중도로 분류되는 조영달 예비후보(서울대 교수)까지 합하면 진보진영 단일후보인 조희연 교육감과 보수후보 4명 등 최대 6명의 후보가 난립해 보수표심이 분열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한 반사이익은 사실상 조희연 예비후보가 누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조 예비후보는 선거 한달을 앞두고 나온 서울시교육감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33.7%로 1위를 기록하며 조영달 예비후보(5.0%)·박선영 예비후보(4.7%)를 앞서고 있다.

한국일보와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1~12일 서울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전화면접조사 방식을 활용해 실시한 서울시교육감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세명의 후보에 이어 이준순 예비후보와 곽일천 예비후보는 각각 2.7%·2.5%로 확인됐다.

다만 이번 여론조사에서 '누가 교육감 후보로 적합한지 모르겠다'는 응답이 41.9%로 나타나 후보가 누군지 파악 못한 유권자가 조 예비후보 지지층을 웃도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교육계 일각에서는 '깜깜이 선거'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교육감 직선제에 대한 무용론이 재현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유선전화 임의걸기방식(RDD)과 3개 통신사가 제공한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사용했다. 이 중 800명이 응답했고 응답률은 15.9%였다. 2018년 4월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지역·성·연령별 가중치를 부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다. 기타 상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 조희연 예비후보는 선거 한달을 앞두고 나온 서울시교육감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33.7%로 1위를 기록하며 조영달 예비후보(5.0%)와 박선영 예비후보(4.7%)를 큰 차이로 앞섰다./자료사진=(좌)조희연·(중)조영달·(우)박선영 예비후보 각 페이스북 공식페이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