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 KB국민카드, 우리카드 여성 임원 '0명'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은행권 채용비리 논란이 가시화되며 제2금융권에도 성별이나 연령, 출신학교 등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채용절차 모범규준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카드사 여성 임원의 비율은 채 10%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여전히 여성 직원들 앞엔 유리천장이 놓여있는 상황이다.

   
▲ 사진=미디어펜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신한카드 등 국내 7개 카드사의 3월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임원 가운데 여성 임원 비율은 8% 수준이다.

이는 임원 전체 198명 가운데 여성 임원은 16명에 불과한 수치다. 

이마저도 여성 임원 등용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현대카드가 배출한 13명을 제외하면 전체 카드사 가운데 여성 임원은 단 3명에 불과하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여성 친화적인 기업 분위기가 긍정적인 작용을 한 것 같다”며 “여성 직원들을 위한 어린이집 운영 등 기업 문화가 많은 여성 임원이 나올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카드 김지나 신임 상무보는 롯데카드 최초의 여성 임원이다. 롯데카드에선 김 상무보 이전엔 여성 임원이 전무 했다는 뜻이다. 

삼성카드에서는 박주혜 상무가 사임하면서 이인재 디지털본부장이 '유일한 여성 임원'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우리카드의 경우 여성 임원이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신한카드의 경우 서류전형 단계부터 남녀 채용비율을 7대3으로 정하고 최종선발 시에도 해당 비율이 유지되도록 관리해 채용한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이에 금융업계에선 남성 우선 채용과 남성 중심 승진과정은 사회 분위기상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남성 임원이 많은 것은 기존 사회 진출 과정에서 기업의 남성선호사상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여성의 결혼과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도 한 몫을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은희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교수는 "현 정부에서 여성 비율을 40% 까지 채용하기를 권고하고 있지만 이러한 권고안은 민간기업에선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며 "노동문화와 조직문화가 남성중심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에 경력단절 여성들이 목소리를 내기가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육아휴직이나 출산 등으로 인한 경력단절 역시 승진 등 인사규정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제도가 뒷받침되고 있지 않다"며 "승진 등 인사시스템에서 경력단절 기간을 합리적인 선에서 제도를 만들어 보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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