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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어디까지 가봤니2] '뷰' 없고 '어두컴컴한' 레스케이프호텔, 성공할까
앞뒤로 건물 막아 뷰가 나오지 않아...가격도 주변 특급호텔보다 비싸게 책정, 얼마나 가격 유지될지 관건
김영진 차장
2018-07-01 16:25

   
레스케이프호텔의 시그니처 객실인 아틀리에 스위트./사진=신세계조선호텔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신세계조선호텔이 이달 서울 회현동에 오픈하는 '레스케이프호텔'을 얼마 전 다녀왔습니다. 이 호텔은 신세계조선호텔의 첫 독자브랜드 호텔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죠. 신세계조선호텔에서 사용하는 '웨스틴',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등의 브랜드는 모두 미국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소유입니다.


자크 가르시아라는 유명 디자이너가 호텔 내부 인테리어를 맡아서인지 예상 외로 인테리어의 완결성이 매우 높았습니다. 익스테리어의 약점을 충분히 보완할 정도였습니다. 특히 조명이 매우 고급스러웠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 호텔은 총 204개 객실에 5개의 식음 공간을 운영할 예정입니다. 호텔 규모에 비해 식음 공간 규모가 작지는 않습니다. 미식 전문가로 알려진 김범수 레스케이프호텔 총지배인이 그가 가진 인맥을 활용해 5개의 식음 공간을 활성화 시킨다는 계획입니다. 김 총지배인은 기자들에게 "식음료는 다른 호텔들보다 상당히 경쟁력 있는 가격에 판매될 것이며 365일 내내 이벤트와 새로움이 끊이지 않는 호텔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의 말처럼 이 호텔은 식음료로 먼저 인지도를 높일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객실이라고 보여 집니다. 204개 객실은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수준이니 절대 작은 규모가 아닙니다. 또 호텔은 식음으로는 이익을 못 내고 객실로 이익을 내는 구조로 알려져 있습니다. 


즉 레스케이프호텔은 식음 보다는 객실 판매로 이익을 내야하는 구조로 보입니다. 한편으로는 이 호텔의 강점인 식음을 강화해 이익을 내고 객실 판매가는 조금 낮추는 방향도 괜찮아 보이는데 김 총지배인은 "객실만큼은 제값을 받고 싶다"고 하니 어떤 생각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레스케이프호텔의 현재 판매가는 최저가 20만원대 중후반으로 책정돼 있으니 주변에 위치한 조선호텔, 롯데호텔, 플라자호텔 등 특급호텔 보다 비싼 편입니다. 현재의 가격을 얼마나 유지할지도 관건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이 호텔의 가장 큰 난점은 무엇일까요. 우리가 호텔을 선택할 때 '뷰'는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절대적인 요소는 아닐지라도 '중요한 요소'는 분명할 것입니다. 호텔 입장에서도 뷰에 따라서 가격을 달리 가져가고 있습니다. 저층보다 고층을 비싸게 받고 산이 보이는 객실보다 바다가 보이는 객실이 더 비싸게 판매되고 있습니다. 서울 시내 호텔에서는 한강이 보이느냐, 남산타워가 보이느냐 등이 중요한 객실 선택의 기준입니다.

 

   
김범수 레스케이프호텔 총지배인./사진=신세계조선호텔


남산의 그랜드하얏트와 밀레니엄힐튼, 워커힐 등이 열악한 객실 컨디션에도 불구하고 몇 십 년간 명성을 이어가며 고객들이 끊이지 않고 찾는 이유 역시 '뷰' 때문일 것입니다. 특히 남산 그랜드하얏트는 앞으로는 한강, 뒤에는 남산 등 최고의 위치에 자리해 있죠. 그래서 '호텔은 부동산업'이라는 말도 나왔나 봅니다. 


그런데 레스케이프호텔은 어떨까요. 이 호텔 건물 뒤쪽으로는 메사빌딩이 막고 있고 앞으로는 이 호텔 건물과 함께 지어진 또 다른 건물이 막고 있습니다. 결국 이 호텔은 '뷰'가 나오지 않는 호텔입니다. 그 흔한 '남산타워 뷰'조차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호텔은 두껍고 어두운 커튼으로 창문을 모두 막아놨습니다. 왜 그리 인테리어를 강조했나 이해가 가는 지점입니다. 


또 전체적인 조명과 인테리어를 너무 어둡게 해 밝은 전망을 기대하기는 힘듭니다. 호텔 방에 들어서 커튼을 열어 제 쳤을 때 보이는 탁 트인 전망을 레스케이프호텔에서는 기대하기가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이런 '어두컴컴함'을 좋아하는 고객들도 있겠지만, 호텔 뿐 아니라 집을 결정할 때도 빛 잘 들어오고 전망 좋은 곳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아닐까요. 그래서 집을 살 때 남향인지 한강이 보이는지 등을 따지는 게 아닐까요. 


식사를 하거나 술을 먹으러 2~3시간 어두컴컴한 공간에서 지내는 건 큰 무리가 아닐 것입니다. 또 다른 분위기 전환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오후 3시에 체크인해서 그 다음날 12시 까지 어두컴컴한 공간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어떨까요. 전 답답하고 싫을 것 같습니다. 가격도 저렴하지도 않습니다. 이런 어두컴컴한 공간 보다는 플라자호텔에서 덕수궁뷰와 시청광장뷰를 즐길 것이며 신라호텔에서 남산뷰와 탁 트인 동대문을 바라볼 것 같습니다.

 

   
레스케이프호텔 스위트룸 투숙객 전용 공간인 라이브러리./사진=신세계조선호텔


아직 오픈 전의 호텔이라 고객들의 반응과 성공 가능성을 판단하기는 이를 것입니다. 오픈 초기 김 총지배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맥으로 인플루언서들이 다수 방문해 인증샷을 올리고 호평을 할 것입니다. 반포의 데블스도어 때와 마찬가지로요. 무료로 음식과 숙박을 제공받는데 악평을 할 이유는 없겠지요. 하지만 그건 일시적인 것입니다. 진정한 평가는 순수 고객들이 하겠지요. 고객들의 평가는 냉정할 것입니다. 오픈 이후 각종 호텔 예약사이트와 커뮤니티에서 어떤 후기들이 올라올지, 현재의 가격은 얼마나 유지될지 관심 있게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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