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사회적 가치 실행 방안’ 논의...SK이노 등 주력계열사 '열공'
[미디어펜=최주영 기자]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그룹 최고경영자(CEO)들과 한자리에 모여 하반기 경영전략 및 내년 경영 향방을 의논할 예정이다. 평소 추구하는 사회적가치 창출과 공유인프라 실천 패러다임의 ‘밑그림’도 완성한다.

3일 SK그룹에 따르면 17일부터 20일까지 경기도 SKMS 연구소에서 올해 CEO 세미나가 진행된다. 최 회장이 주도로 매년 10월 진행되는 CEO 세미나에서는 계열사별 경영 성과에 관해서도 평가하지만, 무엇보다 다음 해의 경영전략 방향을 설정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6일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확대경영회의에서 기업의 사회적가치 창출에 대해 역설하고 있다./사진제공=SK


특히, 최 회장은 매년 CEO 세미나에서 그룹이 나가야 할 방향과 경영전략을 압축한 '키워드'를 제시하는 만큼 올해 역시 그가 경영수뇌부에 던질 메시지에 관심이 쏠린다. 최 회장이 지난해 던진 경영 화두는 '공유인프라의 실천방안'과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이다.

그는 지난 6월 열린 확대경영회의에서도 '사회와 함께 하는 성장'을 강조하며 각 계열사 CEO들에게 사회적 가치 창출과 관련한 일종의 숙제를 냈다. 올 하반기(7∼12월) CEO(최고경영자) 세미나까지 계열사별로 사회적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조직과 제도를 개편해 내년부터 실행하도록 못 박았다.

최 회장은 특히 글로벌 경영에서 성공하기 위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고 일하는 방식을 혁신한다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타인이나 공동체의 이익을 위한 행동이 궁극적으로는 개인의 이익에도 부합한다’는 프랑스 철학자의 이론을 예로 들며 “인도의 보텍스, 스웨덴의 ABB, 일본 도요타 등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단기 성과와 장기 혁신을 추구하는 조직을 분리해 새로운 조직설계와 블루오션 창출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최 회장의 주문을 중간 점검하는 자리가 CEO세미나다. 특히 이번 세미나가 올해 경영 성과를 평가하는 의미도 있어 연말 인사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올해 CEO 세미나에서는 최; 회장이 줄곧 강조했던 '사회적 가치 창출 방안'의 성과가 계열사별로 어떻게 구체화될 수 있는지를 점검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각 계열사 수장들이 내놓는 성과물과 경영 계획 구상에 따라 연말에 있을 그룹 정기 인사 향방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이번 각 CEO의 발표 내용 역시 관전 포인트다.

올해도 각 CEO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TED 방식'으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한다. 지난해 '확대경영회의' 당시 최 회장이 도입한 'TED'는 기술(Technology)과 오락(Entertainment), 디자인(Design) 분야에 대해 18분을 넘기지 않는 시간 동안 '알릴 가치가 있는 아이디어'를 강연 형식으로 전달하는 방식이다.

올해 CEO 세미나에서는 무엇보다 그룹이 보유한 유·무형의 기업 자산을 협력업체나 벤처기업, 사회적 기업 등과 나눠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공유인프라'를 비롯해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과 각 계열사의 '기업가치 제고 현황'이 핵심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부터 계열사 주가 부양과 경영지표를 강조하며 CEO 평가 기준에 회사 주가를 반영하는 핵심 성과지표(KPI)를 도입했다.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이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지난 9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조인식에서 국내 기업 최초로 임금인상률을 물가에 연동하는 새로운 시도에 나서 화제를 모았다.

특히, 지난 2007년부터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시행해 온 1인 1후원 계좌 기부를 제도화하고, 기본급의 1%를 사회적 상생을 위한 기부금으로 출연하는 데 노사가 합의했다. 협력업체와 상생과 소외계층 지원도 앞장선다. 올해 모금 예상 금액은 46억여원에 달한다. SK이노베이션은 최 회장의 '글로벌 사업 확대' 전략에도 선봉에 서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중국에 이어 미국에도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을 추진해, 이르면 올해 내에 투자 지역과 규모를 확정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의 대표적인 인수합병(M&A) 신화로 꼽히는 SK하이닉스 역시 도시바메모리 부문의 인수 투자를 확정하고, 15조원을 들여 내달 경기도 이천 본사에 신규 반도체 공장(M16)을 준공할 예정이다. 올 3분기 전년(5조5700억) 대비 대폭 상승한 영업이익 6조3000억원을 기록을 예고하며 그룹의 주력 계열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편 이번 세미나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등 그룹사 CEO들이 모두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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