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측 아버지 거처 '롯데호텔 34층' 강력 주장...롯데호텔 드나들며 '아버지의 뜻' 강조할 가능성 커
   
▲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소공동 롯데호텔서울로 거처를 다시 옮기게 됐다. 이에 따라 '롯데호텔 34층'으로의 이전을 주장했던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법조계 및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서울가정법원은 지난 7일 신 명예회장의 거처를 현재 롯데월드타워 49층 시그니엘 레지던스에서 소공동 롯데호텔 이그제큐티브 타워(신관) 34층으로 이전할 것을 결정했다.

이로써 신 명예회장은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 리모델링 공사에 따라 올해 1월 롯데월드타워로 이주한 이후 약 10개월여 만에 소공동으로 복귀하게 됐다.

롯데그룹과 신 명예회장의 한정후견인, 신 명예회장의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 등은 당초 신 명예회장이 잠실에서 계속 지내도록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지난 10월 최종 거주지 결정을 위한 현장점검 끝에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신 전 부회장의 향후 포지션에도 관심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신 전 부회장 측이 신 명예회장의 거처 이전을 강력하게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2015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한 것이 롯데호텔 신관 34층을 점거한 것이었다. 

그는 34층을 점거하자마자 오랫동안 신 명예회장을 보필해온 비서 인력들을 본인이 직접 고용한 인원들로 교체했고 2016년 10월에는 오랜 기간 신 명예회장의 곁을 지켰던 간병인 9명을 특별한 이유 없이 모두 교체하기도 했다. 특히 비서실장의 경우 2년여 기간 동안 무려 4명을 교체해 신 명예회장이 크게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말도 전해진다.

하지만 신 명예회장의 한정후견인이 '사단법인 선'으로 정해지고, 거처도 롯데월드타워로 이전되면서 신 전 부회장 측의 힘은 떨어졌다. 신 전 부회장이 고용한 경호 인력들도 모두 교체됐다. 이런 이유로 신 전 부회장은 지속해서 신 명예회장의 거처를 롯데호텔 34층으로 옮길 것을 주장해 왔다. 

신 전 부회장은 신 명예회장의 거처를 관리하면서 각종 동영상, 지시서, 위임서 등을 통해 신 명예회장이 본인을 지지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하지만 신 명예회장의 한정후견인이 정해지고 거처도 롯데월드타워로 옮기면서 법률적·경제적 대리인 역할도 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다시 신 명예회장의 거처가 롯데호텔 34층으로 옮겨지면서 신 전 부회장이 아버지의 거처를 수시로 드나들며 '아버지의 뜻'을 강조할 가능성도 커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현재 신 명예회장이 롯데월드타워에서의 생활에 순조롭게 적응하며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한정후견인을 맡은 '사단법인 선' 역시 신 명예회장의 거처를 롯데월드타워로 희망해 이에 대한 심리를 요청했던 만큼 고령의 신 명예회장의 거처를 또다시 이전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우려도 있다"라고 전했다. 

또 이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이 아버지의 이름을 빌려 또 어떤 일들을 하고 싶은 것인지 궁금하다"라며 "현재로서는 고령인 아버지가 건강을 지키고 평온한 생활을 하실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자식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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