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3법? 헌법에 위배되는 반대한민국적…정부가 왜 좌지우지하나"
김규태 기자
2018-12-19 13:36

   
자유경제&교육포럼이 19일 오전 서울 서소문청사 제2대회의실에서 개최한 '경제학 측면에서 본 유치원 재정구조의 비합리성' 세미나에서 김용민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자유는 절대 양보할 수 없는 것이다.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현재 정부와 여당이 내세우는 유치원 정책은 사립유치원 사유재산에 대한 사실상의 국유화를 의미한다. 국유화는 선택의 자유를 제약하는 것일 뿐더러 대한민국 헌법에서 자유를 제외해야 위배되지 않는 것이다. 유치원 3법 등 지금의 정책 방향은 반시장적이고 헌법에 위배되는 반대한민국적이다."


현진권 자유경제포럼 대표는 자유경제&교육포럼이 19일 오전 서울 서소문청사 제2대회의실에서 개최한 '경제학 측면에서 본 유치원 재정구조의 비합리성' 세미나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7일부터 40일간 유아교육법 관련 4개 법령 개정안에 대한 시행령 개정 및 입법예고에 나서, 사실상 사립유치원에 대한 대대적인 압박에 나섰다.


입법예고 기간이 지나면 규제 및 법제심사를 거쳐 사립유치원 폐원을 제한하고 국가회계프로그램 '에듀파인'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4개 법령 개정안을 내년 상반기 시행할 예정이다.


현진권 대표는 이날 세미나 발표를 통해 "개인 재산권 보호라는 묵시적 정부역할이 있기에 시장경제 체제가 존재의미를 가진다"며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이고 자유 중에서 경제자유가 가장 중요한 자유인데 이는 구체적으로 재산권으로 표현된다"고 설명했다.


현 대표는 "정부가 의도하는 유치원 정책방향을 추진하려면 국공립을 통해 그 방향으로 가면 된다"며 "개인 재산인 사립유치원을 정부 지원금을 통해 사실상 재산권을 통제하려는 것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흔들어 버리는 중대한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공익을 위해 개인 재산권을 수용할 수 있는 논리적 근거가 있지만 그 전제조건은 '정당한 보상(just compensation)'이다"며 "사립 유치원을 정부가 시장가격으로 구매함으로써 재산권에 대해 충분히 보상하는 경우에만 재산권 침해가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현 대표는 "정당한 보상없이 공공성 강화 구호를 외치고 지원금을 보조금으로 바꾸는 것은 헌법에서 명시된 '자유 민주주의'라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행위"라며 "헌법에서 '자유'라는 용어를 지우기 전에는 공공성 강화 등 어떠한 명분이나 가치, 여론 압력으로도 사립유치원의 '개인 재산권'을 침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현진권 자유경제포럼 대표는 19일 "유치원 3법 등 지금의 정책 방향은 반시장적이고 헌법에 위배되는 반대한민국적"이라고 비판했다./사진=미디어펜


세미나 패널로 나선 김용민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날 "정부의 회계관리시스템인 에듀파인이 모든 사립유치원들에게 의무화된돠면 반인반수의 존재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고 절대로 사람(기존 사적기업)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설립자와 원장을 이원화해서 분리하라는 정부 방침은 경영학을 하는 입장에서 할 말도 없고 이상하다"며 "우리나라에서 사립유치원은 사실상 사각지대나 다름없는 굉장히 이상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공급자가 가격보다 더 높은 가치를 고객(유아)에게 제공하는 가치 혁신, 내부적으로 원가절감을 통해 가격보다 비용을 더 줄이는 혁신, 이 두가지가 동시에 존재해야 사립유치원이 장기적으로 존속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김 교수는 "혁신 두가지 중 하나라도 깨지면 시장의 보복, 시장의 외면을 받아 퇴출된다"며 "그것을 왜 정부가 걱정하느냐. 알아서 잘 하는데 왜 이래라 저래라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사립유치원은 제도적으로는 사립학교이지만 법인이 아닌 개인이 자기재산을 출연해 설립∙운영하는 개인사업 성격을 갖는다고 봐야 한다"며 "소득세와 부가세를 납부하면 개인사업자는 임의대로 개인 자산을 사용할 수 있고, 자산사용내역을 정부 등 제3자가 감시하거나 강제로 열람하겠다는 것은 개인정보 침해에 해당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국가가 주인인 국공립유치원과 달리 사적 개인(개인사업자)이 설립한 유치원은 국가로부터 회계감사를 받을 법적 근거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승욱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날 패널로 나와 "사립유치원 이슈는 사유재산을 인정하느냐 아니냐를 두고 대한민국이 체제전쟁 중이라는 점을 보여준다"며 "1980년대 전두환 정부가 사립학교법 대통령령에서 유치원을 예외로 두고 사립유치원 진흥을 꾀했던 역사적 배경을 감안하고, 당시 첫 단추가 잘못 꿰어졌다고 보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더욱이 '광역단체가 영유아 보호자에게 필요한 비용을 지원한 것이기 때문에 지원금 반환은 안된다'는 대법원 판결도 참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날 세미나에서 "비경합성 혹은 비배타성을 지닌 대표적 공공재인 공원·도로·방송전파·국방안보와 달리 교육은 정부가 제공한다고 해서 자동으로 공공재로 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사립유치원 교육은 다른 이들과 더불어 사는 기초 역량을 제공하지만 고액과외와 같은 사적서비스"라고 밝혔다.


박 교수는 "사회 전체에 영향을 주는 긍정적인 양(+)의 외부효과(외부성)가 있어서 정부가 지원하는 것이 정당화된다"며 "문제는 정부 지원을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하느냐"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이 합의한 것은 바우처 제도, 지원할 때 공급자에게 주지 말고 수요자에게 주라는 것"이라며 "학부모들이 선택하고 사립유치원들이 선택을 받아 유아교육을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또 "정부가 사립유치원의 퇴출을 막으려는 장벽은 헌법의 사유재산권 보호 조항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경제&교육포럼이 19일 오전 서울 서소문청사 제2대회의실에서 개최한 '경제학 측면에서 본 유치원 재정구조의 비합리성' 세미나 전경./사진=미디어펜


패널로 나선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정부가 사립유치원에게) 법인화하라는 것은 법이 인정하는 인간을 하나 새로 만들라는 것인데 이는 지금까지 설립자가 투자한 사유재산이 남(법인)의 것이 된다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횡령죄로 처벌하겠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최 교수는 "여당과 교육부가 추진하는 유치원 3법은 사립유치원의 역사·발전과정·헌신한 원장들을 인격적으로 모독하는 것"이라며 "재단을 법인화하려면 인센티브를 줘야 하는데 이러한 장치 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공산주의 국가도 이렇게 하지 않는다"며 "사유재산을 아무 대가 없이 법인화해서 여기에 다 집어넣어라는 주장은 현실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세미나 마지막 토론자로 나온 곽일천 서울 디지텍고 이사장은 이날 "공공성에 대한 논란도 시장 친화적인 접근으로 할 수 있다"며 "힘들어서 사립유치원을 더 이상 못 하겠다는 설립자·원장들의 원성이 진짜 문제"라고 밝혔다.


곽 이사장은 "사립유치원 원장들이 뭐가 죄인인가"라며 "주인의식을 갖고 열심히 운영한 것 밖에 없다"고 반문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번 시행령 개정을 통해 유치원장 자격이 유치원 교육경력으로 제한되고 유치원 폐쇄일자를 '매 학년도 말일'로 규정해 학기 중 폐원을 방지하게 됐다.


사립유치원 퇴로인 폐쇄인가와 관련해 교육부는 기존 유아지원계획서에 학부모 3분의 2 이상으로부터 동의서를 받아 첨부해 학부모 사전 동의를 의무화했고, 원아들을 다른 유치원으로 옮기는 조치계획도 함께 포함시켰다.


특히 관심을 모았던 재무회계규칙과 관련해, 교육부는 사학기관 재무회계규칙 개정을 통해 국가회계프로그램인 에듀파인의 사용을 의무화했다.


당초 사립유치원은 회계업무 시 에듀파인을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으나, 이번 시행령 개정을 통해 사립유치원을 포함한 모든 유치원은 예결산 및 수입지출항목 입력 등 회계업무를 처리할 때 에듀파인을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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