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영업이익 5조원 급감
한전 해명과 실적 전망 엇갈러
   
▲ 나주 한전 본사 전경/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한국전력공사가 지난 2012년 이후 6년 만에 적자를 낸 원인을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24일 한전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 2017년 4조953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208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1년 만에 매출은 8127억원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이 5조1612억원이 급감한 것이다.

한전은 '역대급' 폭염의 영향으로 전기판매수익이 2조원 넘게 증가했음에도 이같은 현상이 발생한 원인으로 △발전 자회사 연료비 △민간발전사로부터의 전력구입비 △신규 설비투자 확대에 따른 감가상각비 등이 늘면서 영업비용이 더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같은 기간 국내로 수입되는 두바이유와 액화천연가스(LNG)값이 각각 30%, 16% 올랐으며, 유연탄값도 21% 오른 것이 언급됐다.

연간 최대가능 발전량 대비 실제 발전량 비율을 뜻하는 원전 이용률도 하락했다. 지난해 원전 이용률은 65.9%로, 1981년(56.3%)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원전 이용률은 2015년(85.3%)에서 2016년(79.7%), 2017년(71.2%)로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 다만, 지난해 3분기와 4분기엔 70%대를 회복했다.

이에 따라 적자전환의 원인으로 탈원전이 지목되자 한전 측은 '탈원전으로 인한 영향은 미미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박형덕 한전 부사장은 22일 열린 설명회에서 "연료비 상승·전력구입비 증가·정책 비용 증가 등의 비중이 82%"라고 말했다.

   
▲ 신고리 3·4호기/사진=한국수력원자력 새울본부


그러나 연료비와 전력구입비가 늘어난 것을 탈원전과 무관한 것처럼 말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원전 이용률 저하가 이들 비용을 늘린 원인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전의 전력구입비용은 2017년 14조2000억원에서 지난해 18조3000억원으로 28.3% 급등했다.

이와 관련해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14일 서울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책토론회'에서 "원전은 이용률이 90%일때는 발전원가가 1kWh당 44원이지만, 60%로 떨어질 경우 66원으로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원가를 낮추기 위해서는 높은 이용률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손 교수는 "사실상 에너지 전량을 수입하는 한국이 원자력발전소를 없애는 것은 복싱에서 가드를 내리는 것과 매한가지"라며 "원전 없이 화석에너지를 원료로 쓰는 발전소를 운영하면 국제 에너지 가격 인상의 충격을 그대로 받는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한전 스스로도 "원전 이용률이 1%포인트 떨어지면 1900억원 가량 손실을 입는 것으로 추정되며, 올해 원전 가동상황 정상화에 따른 원전 이용률 상승이 경영실적 개선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전 측이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를 비롯한 환경비용 증가가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했으나, 이 비용 역시 2017년 1조2000억원에서 지난해 3000억원 가량 늘어났다"며 "지난해 한전 적자가 2000억원대라는 점에서 이 비용이 없었다면 적자는 면했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꼬집었다.

한편 2016년 10월31일부터 1MW 이하 소규모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무조건 계통망에 연계시키면서 공용방 보강 필요시 한전이 비용을 부담하는 것도 적자에 일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삼화 바른미래당 의원실에 따르면 공용방 보강비는 2017년 305억5400만원에서 지난해 1421억1900만원으로 늘었으며, 올해는 3305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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