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인의 복지와 인력 양성
문화 분권시대 맞춰 지역 현안·쟁점에 밝은 기획자 발굴 중요
편집국 기자
2019-04-18 10:15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우리나라의 '예술인복지법'은 예술인의 직업적 지위와 권리를 법으로 보호하고, 예술인의 복지 지원을 통해 예술인의 창작활동 증진과 예술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2011년에 제정되었다.


이 법의 제2조에서는 예술 활동을 업(業)으로 하여 국가를 문화적,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으로 풍요롭게 만드는데 공헌하는 자로서, '문화예술진흥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문화예술 분야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창작, 실연(實演), 기술지원 등의 활동을 증명할 수 있는 사람을 예술인으로 규정했다.


외국의 여러 나라에서는 필요에 따라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에 한시적으로 고용되는 비정규직 직원들에게 사회보험이나 실업급여를 제공해 왔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문화예술인의 복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매우 늦게 시작되었다. 외국에서 문화예술에 관련된 복지 프로그램이 일찍부터 가동된 데에 비하면 2011년에 법이 제정된 우리나라는 너무 늦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프랑스에서는 공연예술 관련 분야의 단기 계약직 종사자들에게 계약이 없을 때 임금을 보전해 주는 방안을 일찍부터 모색했다. 실업급여 보험제도의 일종인 '공연예술 앵떼르미땅(Intermittent du spectacle)'을 지난 1936년부터 시행했다. 앵떼르미땅은 예술인의 특수성과 직업 능력을 다각도로 분석해 문화예술인에 대한 복지와 사회 안전망을 실현한 대표적인 문화 정책이다.


독일에서는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는 예술인들을 사회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예술인사회보험법(KSV: Kunstlersozialversicherung)'을 1981년에 제정했다. 문화예술 분야에 종사하는 문화예술인의 불안정한 경제 여건과 열악한 실태가 1975년에 독일연방의회에 보고되자, 문화예술인을 위한 사회보험 논의가 시작되었다. 그 결실이 예술인사회보험법이었고, 1983년에는 '예술인사회금고(Kunstlersozialkasse)'를 설치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비정규직 예술인들을 지원했다.


자유주의적 시장원리에 따라 예술인 복지 정책을 시행하는 미국에서는 정부가 최소한으로 개입한다는 정책 기조를 예술인 복지제도에도 적용한다. 문화부가 없는 미국에서는 독립행정기관인 미국연방예술기금(NEA: National Endowment for the Arts)에서 예술 정책 전반을 총괄한다.


미국연방예술기금은 예술인 개개인에게 보조금을 지원하지 않고 전국의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를 선발해서 예산을 분배한다. 문화예술인들은 자신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길드(Guild)나 노동조합에 가입해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문화예술인이 복지 혜택을 받으려면 길드나 노동조합에 반드시 가입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을 중심으로 문화예술인에 대한 복지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예술인복지법'은 2011년 10월 28일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같은 해 11월 17일에 법이 제정되었다.


이 법이 시행되자 문화예술인들이 안정적으로 예술 활동에 전념하도록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2012년 11월 19일에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 설립되었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서 복지 혜택을 받으려면 먼저 '예술활동증명서'를 작성해야 한다. 예술활동증명서를 작성하는 절차는 직업적인 문화예술인이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절차이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 및 미국문화예술위원회 로고. /자료=김병희 교수 제공


문화예술인에 대한 복지 문제와 더불어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노력도 중요하다. 영국의  문화 코디네이터(cultural coordinator), 미국의 미국문화예술위원회(AFA: Americans For the Arts)에서 실시하는 인턴십 프로그램, 캐나다 온타리오주 예술가협회의 콤파스(COMPASS) 같은 인력 양성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이 프로그램들은 지역사회의 학교나 시민단체와 연계해 취약 계층을 비롯한 시민들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코디네이터를 양성한다. 나아가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의 조직 역량을 높이기 위해 문화예술 전문가 집단을 육성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는 정부에서 운영하는 문화 복지 인력양성 프로그램에 직원들을 파견해 교육 훈련을 위탁할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07년부터 '문화예술 기획경영 전문인력 양성사업'을 추진해왔다. 이 사업은 문화예술 인력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가 문화복지 사업을 활성화하는데 기여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전문인력 양성사업은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경영하는 동시에 예비 인력들의 전문성을 향상시키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이러한 인력 양성 프로그램들은 현장에서의 전문성을 높이는 데에 그치지 않고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를 안정화시키고 문화예술계 전반을 발전시키는 데도 기여한다.


전국 규모의 인력 양성과는 별도로 지방의 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에서도 자체적으로 인력을 양성하기도 한다. 지역 문화의 자치 행정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문화 분권을 위해 지역문화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프로그램도 마련해야 한다. 지역의 현안과 쟁점에 대한 문제해결 능력이 뛰어난 기획자들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문화예술교육사의 등급 구분 (출처: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자료=김병희 교수 제공


문화예술 인력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개설한 인재 개발 및 직장 재교육 프로그램도 있다. 예컨대, 세종문화회관의 문화예술 매개자 양성 과정의 하나인 '실행공동체(CoP: Community of Practice)' 프로그램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실행공동체는 공통의 관심사에 대한 열정으로 뭉친 비공식적인 조직이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문화예술 활동의 현장에서 발생하는 실무 지식을 체계적으로 발굴하고 자발적으로 자발으로 학습하도록 한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들의 전문성을 재교육할 수 있다.


이밖에도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의 경영자들은 직원들에게 '문화예술교육사' 자격증을 따라고 권고할 수도 있다. 2012년 2월에 개정된 문화예술교육지원법 제27조에서는 기존의 '문화예술교육전문인력'이라는 명칭을 '문화예술교육사'로 변경했다.


문화예술 교육 관련 경력을 갖춘 사람이 문화예술 과정을 이수하고 자격 검정시험에 합격하면 이 자격증을 받을 수 있다. 이와 같은 교육 프로그램을 거치는 과정에서 내부 구성원들의 전문성이 향상된다.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김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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