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전반에 일본 영향 받지 않은거 찾기 어려워...일본 불매운동에 앞서 무의식적 추종과 모방에 대한 반성 있어야
   
▲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퍼지고 있는 일본제품 불매운동 이미지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일본의 수출규제 반발로 국내에서도 일본제품 및 브랜드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일본 불매운동 키워드와 함께 '일본 불매운동 리스트'도 함께 유포되고 있다. 이 리스트에 포함된 기업이나 브랜드는 일본과의 관계성을 부정하기도 하고 숨기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하지만 아사히 맥주를 안 마시고 유니클로 옷을 사지 않는다고 일본에서 수출규제를 풀까. 그런 순진한 생각을 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일본 불매운동에 동참하는 이들 역시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것을 잘 알지만, 최소한의 항의 표시라는 의미도 클 것이다.

일본 불매운동을 지켜보며 '우리 안에 일본'이 얼마나 자리하고 있는지 생각해 봤다. 우리가 먹고 입고 쓰는 모든 것 중에 일본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게 얼마나 될까. 일본 영향을 받지 않은 게 있기는 한 것일까.  

우리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편의점 문화도 일본에서 건너왔고 라면의 원조도 일본이다. 여름철 많이 먹는 팥빙수도 일본이 원조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품업체만 보더라도 일본제품을 모방한 사례가 수두룩하다.

롯데제과의 '빼빼로', 농심의 '새우깡', 동아제약의 '박카스 D', 남양유업의 '17차' 등 셀 수 없이 많다. CJ제일제당의 즉석밥(햇반)도 일본이 원조이다. 식품업계가 신제품 리서치와 개발을 하면서 일본으로 가장 먼저 시장 조사를 간다는 것은 너무나 잘 알려진 얘기다. 

미국에서 생겨나 우리나라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쉐이크쉑과 블루보틀도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끈 이후 국내에 들어왔다.

그 외에 주거, 자동차, 음악, 패션 등등 우리 생활 곳곳에 일본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일본 불매운동은 근본적으로 몇몇 제품과 브랜드를 구매하지 않는다고 될 일이 아니다.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추종하고 모방했던 것에 대한 반성이 우선해야 한다고 본다.

더 나아가 자신의 것을 잘 보존하고 외국의 것을 주체적으로 받아들인 일본의 문화를 배울 필요가 있다. 일본에 가면 전통 의상인 기모노를 입고 다니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한복을 얼마나 입고 다닐까. 또 일본의 장인정신 문화는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얼마 전 일본 도쿄의 한 호텔을 방문했던 기억이 강하게 남아 있다. 그 호텔은 미국의 체인 호텔임에도 불구하고 객실 내에 서양식 슬리퍼 대신 일본식의 쪼리를 제공하고 있었다. 가운도 서양식이 아닌 일본의 유카타를 비치해 놓고 있었다. 호텔이라는 글로벌 스탠다드 문화에 일본의 문화를 자연스레 녹여내고 있었다. 그들은 자신의 전통문화를 잘 보존하고 이어가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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