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성다이소, 일본 다이소에 약 51억 배당 지급, 한국야쿠르트, 동아오츠카 등 매년 일본에 배당
   
▲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퍼지고 있는 일본제품 불매운동 이미지.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일본의 수출규제 반발로 국내에서 일본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제품 불매운동 리스트에 오른 몇몇 기업과 브랜드들은 "일본과 관련이 없다"라며 선 긋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기업들은 태생부터 일본기업에서 투자를 받아 국내서 사업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일본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한국 기업이 주식 상장 이후 외국인이 지분 투자를 한 것과는 별개의 성격을 지닌다는 것이다. 해당 기업들은 한국에 투자했다는 이유로 매년 상당액을 배당금으로 가져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생활잡화점 '다이소'를 소유한 아성다이소는 2002년 일본 다이소로부터 투자를 받아 외국인투자 촉진법에 의한 외국인투자기업으로 등록됐다. 일본 다이소는 아성다이소의 34.2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아성다이소는 2014년부터 3년간 150억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일본 다이소로 매년 약 51억원이 넘어간 것이다. 아성다이소 측은 배당금 이외에 경영이나 로열티가 나가는 것은 없다고 해명했다.

아성다이소 관계자는 "일본에서 투자한 것은 맞지만 일본과 별개로 움직이며 경영 간섭을 받거나 로열티가 나가는 것은 없다"라고 해명했다. 또 "배당금이 일본으로 넘어가는 것이 문제가 된다면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한 외국인 투자도 비판받아야 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하지만 태생부터 일본의 투자를 받아 시작한 기업과 주식시장에 외국인이 자발적으로 투자한 경우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야쿠르트도 일본 야쿠르트 혼사(일본 야쿠르트)가 38.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1969년 11월 일본 야쿠르트로부터 유산균 발효 기술을 들여온 외국인투자기업으로 설립됐다.

한국야쿠르트는 매년 100억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38.2%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일본 야쿠르트에 매년 약 38억원을 보내주고 있다.

포카리스웨트와 데미소다, 오로나민C 등의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동아오츠카도 일본으로부터 투자받았다. 동아오츠카의 지분 50%는 일본 오츠카제약이 가지고 있고 49.99%는 동아쏘시오홀딩스가 가지고 있다.

동아오츠카의 최대주주는 일본 기업인 것이다. 포카리스웨트와 오로나민C 등도 일본에서 개발돼 국내에 들어왔다. 동아오츠카는 매년 13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매년 일본으로 6억5000만원이 넘어가고 있다.

유니클로 역시 일본의 대표 브랜드로 꼽힌다. 이 브랜드를 국내에 들여온 에프알엘코리아는 일본의 패스트리테일링과 롯데쇼핑이 각각 51%와 49% 투자해 설립됐다. 에프알엘코리아는 매년 947억원을 배당으로 지급하고 있다.

일본 생활용품 브랜드 무인양품도 국내 진출 초기에는 롯데상사가 들여왔지만, 현재는 일본 양품계획이 60%, 롯데상사는 40% 지분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무인양품의 현금배당금은 15억원이었다.

스포츠 브랜드 데상트를 국내에서 전개하는 데상트코리아는 100% 일본 본사가 소유하고 있다. 지난해 데상트코리아가 지급한 현금배당은 626억원이다. 데상트코리아는 국내에서 데상트 이외에 르꼬끄스포르티브, 엄브로, 먼싱웨어 등을 전개하고 있다.

서울 잠실의 123층 롯데월드타워를 소유한 롯데물산도 일본 롯데홀딩스가 56.99%, 호텔롯데가 31.13% 소유하고 있다. 호텔롯데 역시 일본 롯데홀딩스와 일본 광윤사 등이 지분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다.

국내서 아사히맥주를 판매하는 롯데아사히주류도 일본 아사히그룹홀딩스가 50%, 롯데칠성음료가 50%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롯데아사히주류는 37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그외에 화장품 쪽에는 시세이도, 슈에무라, SK2, 안나수이 등이 일본제품 불매운동 리스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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