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강성시대 끝날까…실리·중도 후보 당선
2013년 이후 처음 실리주의 집행부 등장…무리한 파업 없이 사생협력 기대
김태우 기자
2019-12-04 15:04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제8대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 지부장 선거에서 유일한 실리·중도 성향의 이상수 후보가 당선됐다. 


이로써 현대차는 지난 2015년 이후 4년간 이어온 현대차 강성노조 시대가 막을 내리게 될것으로 기대된다. 이상수 당선자는 무분별한 '뻥' 파업을 지양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현대·기아자동차 양재동 사옥. /사진=현대차그룹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 지부장 선거 개표 결과 이상수 후보가 2만1838표(49.91%)를 얻어 지부장에 당선됐다. 접전을 별였던 문용문 후보(2만1433명·48.98%)와의 표차이는 405표 차이인 것으로 집계됐다. 


투표에는 전체 조합원 5만552명 가운데 4만3755명(투표율 86.6%)이 참여했다.


이 당선자는 실리·중도 성향으로 알려졌다. 1988년 입사한 이 당선자는 현장조직 '현장노동자' 소속으로 2009년 3대 수석 부지부장을 지냈다.


이 당선자는 실질적 정년연장을 비롯해 △투명 경영 견인 △호봉승급분 재조정으로 고정임금 강화 △4차 산업 대비 고용안정 확보 △여성조합원 처우 개선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실리 성향 후보가 당선된 것은 2013년 이경훈 지부장 이후 처음이다. 조합원은 2015년과 2017년 선거에서 모두 강성 후보를 선택했으나 이번에는 실리 성향 후보에 힘을 실었다. 지부장 임기는 2년이다. 


앞서 지난달 28일 4명의 후보를 놓고 치러진 1차 투표에서 이 후보와 문 후보는 각각 35.7%와 31.7%의 지지를 받아 다득표 1, 2위를 기록했다.


전체 조합원 5만660명 가운데 4만3719명(투표율 86.3%)이 투표에 참여한 1차 투표에서 이 후보는 1만5607표, 문 후보는 1만3850표를 얻었다. 두 후보 모두 과반 득표에 실패하며 결선 투표를 치르게 된 것이다.


주목되는 부분은 이 당선자가 실리·중도 노선의 현장조직인 '현장노동자' 의장으로 2009년 3대 집행부에서 수석부지부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는 것.


1차 투표에 입후보한 4명 중 나머지 3명은 강성 노선으로 분류되는 인물이었으며, 실리·중도 성향인 이 후보가 강성 후보 3명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2015년 11월 '금속노동자민주연대'를 이끌던 박유기 지부장의 당선을 기점으로 강성 집행부 체제를 이어왔다. 2017년 9월 출범한 현 집행부도 강성 노선인 '민주노동자투쟁위원회'의 하부영 지부장이 이끌고 있다.


그 사이 올해를 제외하고는 매년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이나 임금협상(임협) 교섭 과정에서 잦은 파업으로 진통을 겪어 왔고 2017년 임단협의 경우 해를 넘겨 이듬해 1월에서야 타결되기도 했다.


이상수 당선자가 노조 집행부를 담당하게 되며 현대차 노조는 4년 만에 강성노선에서 벗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 성장 정체와 각국의 무역장벽 강화, 미래 자동차 트렌드 대응이라는 난제들이 산적한 가운데 노사 화합 분위기를 기대해 볼 만한 대목이다.


현재 글러벌 자동차시장이 위축되고 있고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 같은 미래차 분야로 변화기를 걷고 있는 만큼 노사간의 협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 


특히 글로벌 기업들이 긴축정책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에서도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의 정책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이상수 당선자는 이번 선거에서 핵심 공약으로 4차 산업혁명 고용 불안 해소, 조합원 고용 안정, 합리적 노동운동으로 조합원 실리 확보, 장기근속 및 특별채용 조합원 차별 철폐, 투명경영 견인 등을 제시했다. 


또 무리한 요구조건을 앞세워 파업으로 사측을 압박하는 강경 투쟁보다는 '고용 안정'과 '합리적 노동운동'에 방점을 찍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 노조의 이번 선거에서 실리·중도 성향의 후보가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는 것은 각국의 무역장벽 강화와 자동차의 전동화 등 고용불안 이슈가 많은 상황에서 잦은 파업으로 사측과 대립각을 세워온 기존 집행부들에 대한 피로도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미 고임금 체제가 만들어진 상태에서 불확실성이 큰 시기의 노동운동은 사측을 압박해 더 많은 것을 얻어내기보다는 고용안정에 중점을 두는 게 현실적이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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