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가동시 이득, 1778억원→224억원
산업부 "기준 변경 압박 넣은 적 없다"
   
▲ 월성 1호기/사진=한국수력원자력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월성 1호기 영구정지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제성 평가에 대한 주장이 지속적으로 엇갈리고 있다.

15일 정치권과 업계에 따르면 삼덕회계법인은 보고서 초안에서 발전소 이용률 70%, 전력 판매단가 인상률 0% 조건에서 계속 가동시 1778억원 규모의 경제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용률 70%는 충분히 달성 가능한 수치이며, 경제성이 0으로 되는 손익분기점(BEP) 이용률은 30~40%로 산정했다.

그러나 2018년 5월 산업통상자원부·한국수력원자력·삼덕회계법인이 보고서 초안 검토회의를 진행한 이후 이용률과 판매단가 인하 등 경제성 평가 전제 조건 변경이 반영된 최종 보고서에서 월성 1호기의 경제성이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종 보고서에는 "중립적 시나리오(이용률 60%)에서 월성 1호기를 계속 가동하는 것이 즉시 정지하는 것보다 224억원 가량 이득"이라고 수록됐다. 원전 이용률을 당초 대비 10%포인트 낮게 잡았고, BEP 이용률도 54.5%로 높아졌다. 1kWh당 전력 판매단가도 초안(60.76원)보다 11.98원 낮은 48.78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로부터 한 달 가량 지난 6월15일 한수원은 이사회를 열고 경제성 부족을 이후로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을 내렸다. 6·13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압승을 거둔 직후였다.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와 관련해 "산업부와 한수원이 월성 1호기를 조기 폐쇄하기 위해 경제성 지표를 실제보다 턱없이 불리하게 왜곡·조작했음이 드러났다"면서 "감사원은 한수원이 감추려 했던 것이 무엇인지 이번 기회에 철저히 감사, 경제성 왜곡 조작의 실체를 명명백백하게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 관련 한수원 이사진 배임행위 감사 요구안/사진=행동하는자유시민


이에 대해 한수원 측은 "고의로 경제성 평가를 축소·왜곡·은폐하지 않았다"면서 "5월11일 회의도 경제성평가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보고서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의견 청취의 한 과정이었다"고 해명했다.

또한 "회계법인이 도출한 결과는 이후 회계전문 교수 및 제3의 회계법인의 자문·검증을 다시한번 거치는 등 경제성평가는 객관적으로 이뤄졌다"며 "이용률 60%는 경제성 평가시점 기준 월성1호기의 최근 3·5·10년 이용률 평균 실적을 고려한 시나리오로 설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5~2017년 월성 1호기의 평균 이용률은 57.5%, 2006~2017년의 경우 59.9%로 집계됐다.

판매단가 하락에 대해서는 "'한국전력공사의 구매계획기준에 따른 판매단가가 회사의 중장기 재무전망 수립에 반영되고, 정부 및 해외신용평가기관 등에 제공되고 있기 때문에 가장 공식적인 자료로 판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업부 관계자도 "한수원과 회계법인에 대해 경제성평가의 기준이나 전제를 바꾸라고 압력을 행사하거나 요청한 사실이 없다"면서 "회계법인은 객관적인 기준과 사실에 입각해 독립적으로 경제성평가 입력변수를 결정·분석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에너지정책 합리화를 추구하는 교수협의회(에교협)은 성명서를 통해 "2016년 이용률이 53.3%로 떨어진 것은 경주 지진으로 3개월 가량 가동을 정지했기 때문"이라며 "2017년 이용률이 40.6%로 떨어진 것도 5월 말의 예방 정비를 위한 정지 이후 탈원전 공약을 핑계로 정부가 억지로 연말까지 가동을 정지시킨 것이 원인"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월성 1호기는 2012년 11월20일 설계수명 30년이 지나 가동을 멈췄으나, 원안위의 심사를 거쳐 2015년 6월23일 발전을 재개했다. 이 과정에서 설비교체 및 한수원 지역상생협력금(1047억원) 등 총 7000억원 가량의 혈세가 투입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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