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정책연대, 기자회견 개최…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 접수
한수원·산업부, '경제성 왜곡' 부인…"허위보도 대상 법적대응 검토"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월성 1호기는 2018년 5월 삼덕회계법인이 평가했을 때 2022년까지 4년간 가동하면 1778억원의 경제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됐으나, 불과 한 달 뒤 한국수력원자력은 224억원의 경제성이 있다는 보고서를 제출 받았다."

강창호 한수원 새울1발전소 노조위원장은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원자력정책연대 등 시민단체와 2500명의 국민고발인은 월성 1호기 경제성을 조작해 '생매장'한 공모자들을 배임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수원 및 삼덕회계법인 관계자들이 발전소 경제성을 낮추기 위해 수 차례 만났고, 같은해 6월15일 한수원 이사회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 발전소를 조기폐쇄했다"고 강조했다.

강 위원장은 "정재훈 한수원 사장도 2018~2019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했으나, 위증을 한 것은 국회차원의 법적 대응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검찰은 신속히 압수수색을 진행해 한수원의 자료 은폐를 막고, 감사원도 조속히 투명한 결과를 발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남홍 원전범시민대책위원회 위원장은 "경주는 지난 40년간 정부의 원전 정책에 적극 협조했다"면서 "주민들은 원전 6기와 중저준위 방폐장과 함께 살고 있지만, 정부는 수명연장을 위해 7000억원을 투입한 월성 1호기를 사전설명도 없이 폐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월성 1호기 폐쇄는 경주지역에 대한 430억원의 직접적인 세입 결손과 발전소 근무 인력 재배치에 따른 신입사원 채용 규모 축소 및 협력사 일감 감소에 따른 고용 불안 등을 야기,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 경제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월성 1호기 영구정지 관련 기자회견에서 이언주 의원(왼쪽에서 6번째)이 발언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이와 관련해 한수원 관계자는 "월성 1호기 경제성을 이용률에 따라 산정한 데이터로, 단순비교를 통해 경제성을 조작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한국전력공사의 '구매계획기준에 따른 판매단가'를 대입한 결과 나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산업부 관계자도 "월성 1호기 조기폐쇄를 위해 압력을 행사하거나, 관련 사항에 대해 합의한 사실이 없다"면서 "지속적인 허위보도에 대해서는 언론중재위 중재를 신청할 예정이며, 법적 대응 등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언주 의원은 "국민들은 정권이 바뀌는 동안 월성 1호기 경제성이 2008년 4조원에서 사실상 없는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을 보면서 통탄하고 있는 반면, 한수원은 이것을 문제삼는 내부직원을 감사하고 탄압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강 위원장은 한수원 측으로부터 감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이 의원은 "이번 총선 후 새로 구성되는 국회에서는 월성 1호기 관련 조작 뿐만 아니라 탈원전 정책과 관련해 국정조사 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 산업부 공무원과 한수원 간부 및 이사진 등에게 책임을 물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이는 향후 전기요금 인상 및 산업경쟁력 추락 등도 연결된 문제로, 많은 이들이 틀렸다고 지적하는 문제를 밀어붙이는 문재인 대통령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박상덕 원자력국민연대 공동대표와 조기양 사실과과학시민네트워크(사과넷) 공동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이후 서울중앙지검으로 이동, 고발대리인을 맡고 있는 김기수 변호사 등과 함께 고발장을 접수할 예정이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