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V80 출시 이후 벤츠 GLE·볼보 XC90 등 구매 문의 되려 늘어
다소 높게 책정된 GV80 가격…수입 SUV 장벽 허물게 된 '계기'
GV80 '신차효과' 이후 수입차 업계와 치열한 경쟁 예고
   
▲ 제네시스 GV80 / 사진=제네시스


[미디어펜=김상준 기자] “제네시스 GV80 때문에 차 안 팔릴까 봐 걱정 되냐고요? 오히려 GV80 때문에 SUV 구매 문의가 급증했습니다. GV80이 고급 SUV 시장을 키웠다고 봅니다. 소비자들이 GV80하고 가격 차이 별로 안 난다면서 예전보다 차를 훨씬 적극적으로 보네요.”

28일 벤츠·BMW·볼보 등 일선 수입차 딜러사의 설 연휴 고객 문의유형을 종합한 결과, 평상시보다 7000만~9000만 원 사이에 SUV 모델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 및 구매 문의가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선 수입차 영업 직원들은 제네시스 GV80(6580만~8900만 원) 출시로 인해 자사의 SUV에 대한 관심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고 입을 모은다.

   
▲ 벤츠 GLE / 사진=벤츠코리아


벤츠 영업 직원은 “GV80 출시 이후 자사의 중형 SUV GLE(9150만~1억1200만 원) 구매 문의가 크게 늘었다”며 “고객들이 GV80 풀옵션 가격에 조금 더 보태면 벤츠를 살 수 있다며, 직접적인 비교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특이한 점으로는 GV80과 GLE를 비교하는 고객들의 대부분이 수입차를 처음 사는 소비자들로, 딜러사에서는 GV80 출시로 인해 고급 SUV 구매 장벽이 허물어진 것으로 보고 적극적인 고객 유치 방안을 긴급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 BMW X5 / 사진=BMW코리아


BMW도 상황은 비슷하다. BMW 영업 직원 역시 “설 연휴 기간 GV80과 차체 크기가 엇비슷한 X5에 대한 구매 문의가 폭주했으며, 계약 성사 건도 4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그는 또 “BMW X5에 경우 현재 GV80과 동일하게 3.0ℓ 디젤엔진이 적용됐으며, 가격 역시 프로모션이 적용됐을 때 GV80 풀옵션과 큰 차이가 없어 고객들의 적극 비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주변에서는 GV80 출시 때문에 SUV 판매량이 줄 것으로 예상했지만, 오히려 구매 문의가 늘어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볼보 XC90 / 사진=볼보코리아


볼보 딜러사의 경우 GV80 덕분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소비자들로부터 GV80과 직접적인 경쟁 모델로 평가받는 볼보 XC90의 인기는, GV80 출시 이전과 이후로 나뉠 만큼 폭발적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XC90은 GV80과 차체 크기가 거의 비슷한 것은 물론 실내 적재 공간의 크기도 흡사하다. 또한 디젤엔진을 적용한 XC90 D5 모델의 경우 가격이 8030만~9060만 원으로, GV80 상위 모델과 비슷해 두 모델은 소비자들의 직접 비교 대상으로 떠올랐다.

볼보 딜러 직원은 “XC90을 보러 오신 분들이 GV80과의 상세 비교를 원하셔서 개인적으로 안내 팜플렛을 제작해 보여드리며 설명하고 있다”며 “GV80 출시 이후 XC90의 관심도가 급증했고, 실제로 디젤 모델의 판매량도 늘어나 직원들끼리 ‘GV80 낙수효과’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제네시스 GV80 출시로 인해 비슷한 금액대에 판매되는 수입 SUV 판매 증가는 예상된 결과”라며 “GV80의 가격이 예상보다 높게 책정됐기 때문에, 수입차와의 직접적인 경쟁 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김 교수는 “GV80이 신차효과를 등에 업고 준수하게 판매되며 판을 키우고 나면, 수입차 업계가 본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결과적으로 고급 SUV 시장은 커지고, 제조사 간의 무한경쟁체제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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