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 쉐보레 트래버스는 한국지엠이 국내 시장에서 새로운 기사회생을 위해 필요했던 신차 중 미국에서 직수입을 통해 국내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모델이다.
출시 초 다양한 의문을 품게 만든 모델이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며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이런 쉐보레 트래버스의 인기는 국내시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인기와 좀 더 큰 차량을 원하는 소비자의 니즈가 한몫을 하고 있다.
당초 국내 SUV시장에서 대형SUV는 큰 인기를 보이지 않는 일부 마니아 층의 차량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지속적인 SUV시장의 확대됨에 따라 좀 더 큰 차를 원하는 니즈가 늘어나며 다양한 모델이 등장하며 대형SUV시장을 키워갔다.
|
|
|
▲ 독보적인 존재감의 한국지엠 대형SUV 쉐보레 트레버스. /사진=미디어펜 |
이 결과 팰리세이드와 모하비, G4렉스턴과 같은 모델은 새로운 볼륨모델로 자리했고 대기수요가 밀려있는 상태다. 이런 시장에서 쉐보레 트래버스는 아메리카 정통 SUV를 슬로건으로 등장하며 성공에 대한 기대와 후발주자라는 우려 속에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실적면에서는 국산SUV에 비해서는 조금 부족함은 있지만 경쟁모델 자체가 국산차가 아닌 수입차이기에 해당경쟁모델과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지난달 수입차 대형SUV사장의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던 포드 익스프롤러를 바짝 추적하며 곧 시장 평정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쉐보레 트래버스의 매력은 가솔린SUV이고 프레임바디의 모델이라는 점이다. 오랜시간 운전을 해도 디젤 특유의 진동소음이 없이 정숙하다. 또 탄탄한 하체는 어떤 길도 장애물이 되지 않는 다는 게 무엇보다 매력적이 었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넓은 적제공간이다.
쉐보레 트래버스는 외관부터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한다. 큼지막한 쉐보레 마크는 확실한 소속감을 주고 당당한 한국지엠의 전력으로서의 존재를 과시한다.
큰 덩치에 복잡한 선이 가미되지 않은 투박하고 담백한 모습으로 완성된 외관은 미국차라는 확실한 정체성을 띈다.
그러면서도 지금껏 봤던 모델들에 비해 단연 우람했다. 7인승인 이 차는 미국에서는 중형(미드사이즈)SUV로 분류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가장 큰 체급의 대형SUV다. 전장 5200mm, 전폭 2000mm, 전고 1785mm, 축거(휠베이스)는 3073mm의 체격 스펙을 갖췄다.
국산차중 대형SUV차급에서 가장 큰 덩치는 현대차 '팰리세이드'를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이보다도 쉐보레 트래버스가 더 크다. 전장은 220mm, 전폭은 25mm, 전고는 35mm, 축거는 173mm 더 길다. 국산차 중에 꼽으라면 9~11인승 승합차로 분류되는 기아자동차 '카니발'과 오히려 크기가 비슷하다.
이런 큰 덩치덕분에 실내공간역시 넓고 적제공간 역시 광활한 수준으로 넓다.
쉐보레 트래버스의 적제공간은 3열 시트를 접으면 유모차를 접지 않은 상태로 넣고도 큰 짐을 넣고도 충분히 공간이 남는다. 여기에 2열시트까지 접게 되면 넉넉하게 차박을 할 수 있을 만큼의 공간이 생긴다. 활용방법에 따라 2열시트를 접어 테이블로 사용할 수 도 있을 정도다.
특히 2열 앞, 1열 좌석 중앙수납공간 뒤쪽에는 220V 전원을 연결할 수 있는 콘센트와 USB 포트가 마련돼 있었다. 이동 중임에도 전기를 활용할 수 있어 다양한 작업이 가능하도록 한 것도 쉐보레 트래버스의 매력이었다.
이런 큰 덩치 때문에 가속성이 답답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 오산이다.
쉐보레 트래버스는 3.6ℓ 6기통(V6) 직분사 가솔린 엔진이 장착됐다. 6800rpm(분당회전수)에서 최고출력 314마력, 2800rpm에서 최대토크 36.8 kg·m의 힘을 발휘하는 심장이다.
여기에 GM의 '하이드라매틱((Hydra-Matic)' 9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렸다. 정말 밟는 만큼 속도계가 치솟았다. 차 무게만 2톤을 넘는 만큼(2090kg) 급가속은 살짝 더딘가 싶었지만 힘이 부친 기색은 한 순간도 느끼지 못했다.
서스펜션의 세팅은 아메리카스타일 답게 편안함을 주는 성격을 띄고 있다. 그렇다고 코너에서 불안함이 느껴지지는 않다. 부드러우면서도 잘 잡아주는 하체 세팅이 있어 어떤 상황에서도 차량과 외부공간을 분리시켜주는 듯했다.
오프로드 구간을 주행할 때는 힘과 편안함을 동시에 체감했다. 엄청 거친 오프로드를 달리지는 않았지만 승용차나 소형SUV로는 힘들어 보이는 길도 쉐보레 트래버스는 거침없이 달릴 수 있었다.
노면 굴곡이 심한 흙길에서는 '오프로드 모드'로 주행해 봤다. 저단으로 변속기가 낮춰지면서 엔진음이 커졌다. 차체가 흔들리는 길인데도 미끌리거나 조향이 어렵지 않는 게 땅을 움켜쥔 듯한 느낌이었다.
이 차의 주행방식은 변속기 뒤쪽의 '스위처블 AWD(Switchable AWD)' 다이얼을 돌려 주행 중에도 수시로 쉽게 바꿀 수 있었다. 일반도로에서 연비를 높이려면 FWD(전륜구동) 모드, 안정적인 주행을 원하면 AWD(사륜구동) 모드를 선택하면 된다. 오프로드뿐 아니라 토우홀(견인·운반) 모드도 따로 있다.
실내 인테리어도 외관과 일맥상통하는 간결한 모습이다. 화려함보다는 실속을 택한 결과다. 투박하다는 느낌도 있지만 실용성 면에서는 우수하다. 전면 중앙의 8인치 모니터는 직관적 다루기도 수월했고 터치감도 괜찮았다. 공조장치나 내비게이션, AV(오디오·비디오)를 모두 이를 통해 쉽게 조작할 수 있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카메라로 후방을 비추는 디스플레이 룸미러(실내후사경)다. 차내 2~3열에 사람이나 짐이 가득 들어챠 있어도 차 바로 뒤 상황을 막힘없이 볼 수 있어 유용했다. 거울로도 쓸 수 있는데 디스플레이 화면이 악천후에도 더 또렷하게 보였다.
주행중 아쉬웠던 건 요즘 신차에 많은 어댑티브크루즈컨트롤(ACC) 기능이 없다는 것이다. 정속으로 설정하면 앞차와의 거리나 과속단속 카메라에 맞춰 주행해 장거리나 시내 정체구간도 편안하게 운전할 수 있는 보조기능 얘기다.
이 기능이 미국의 트래버스에 없는 것이 아니다. 미국시장에서 최상위 트림으로 판매되는 트래버스에는 모든 첨단기능이 추가돼 있다. 차량가격은 8000만원을 넘어서는 고가의 모델이다. 이에 한국지엠은 일단 국내 수요를 본 뒤 향후 ACC 기능이 탑재된 트림 도입도 검토할 계획이다.
시승한 최고급 사양 '프리미어' 트림은 5324만원이었다. 수입차 치고 가격은 잘 빠졌다는 얘기가 많다. 하지만 옵션을 비교하면 조금은 부족한 모습도 있는 듯했다. 트래버스의 공인연비는 ℓ당 도심 7.1km, 고속도로 10.3km로 복합 기준 8.3km다.
|
|
|
▲ 독보적인 존재감의 한국지엠 대형SUV 쉐보레 트레버스. /사진=미디어펜 |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