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디자인·뛰어난 밸런스…아쉬운 파워트레인
대형세단급 안전·편의사양, 합리적 가격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현대자동차가 가장 잘 만드는 차급 준중형 세단의 7번째 모델 올 뉴 아반떼(CN7)는 독보적인 존재감과 안전·편의 사양을 겸비하고 무서운 상품성을 지니고 돌아왔다.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들은 각자의 시그니처 차급이 있다. 물론 지금은 수익성을 이유로 소형부터 대형모델까지 브랜드 별로 다양한 차를 출시해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브랜드 별로 특정 차급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모델은 따로 있다. 

   
▲ 현대자동차 준중형 세단 7세대 올 뉴 아반떼. /사진=미디어펜


자동차는 대형차를 잘 만드는 브랜드가 전체 차급을 다 잘 만드는 것도 아니고 소형차를 잘만든다고 모든차를 잘 만드는 공식이 존재할 수 없는 분야다. 이에 소형차에 특화된 브랜드가 있는 반면 대형차에 특화된 브랜드가 각각 존재한다. 

이 밖에도 고급차와 일반차에서도 각자의 특성은 나뉘는 게 자동차 브랜드의 특징이다. 

기술력의 높낮이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오랜 시간 갈고닦은 노하우가 쌓여있기 때문에 해당 차급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를 대표하는 모델들은 각자 다 다르다. 무조건적으로 플래그십 세단이 브랜드를 대표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대차가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모델은 준중형 모델이다. 가장 오랜기간 동안 만들어본 노하우가 있기 때문이다. 또 이 분야에서는 엔트리모델부터 고성능 N모델까지 출시해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바 있다. 이런 현대차의 준중형 차급의 저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런 기본기를 바탕으로 돌아온 모델이 이번 7세대 올 뉴 아반떼(CN7)다. 

디자인은 전작의 기이한 모습을 정형화해 담아내며 젊은 고객층부터 시니어 층까지도 소화할 수 있는 매력적인 모습으로 등장했다. 전작에서의 과감한 시도가 있었기에 새로운 7세대 아반떼의 디자인이 받아들여질 수 있었을 것이다. 

이번 모델 역시 과감한 디자인으로 처음 보면 거부감을 드러낼 수 도 있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차의 전략적인 디자인 승부수를 통해 이번 신형 아반떼는 초반부터 놀라운 기세를 보이며 베스트셀링모델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올 뉴 아반떼(CN7)'의 첫 날 계약대수가1만58대를 기록했다. 이는 기존 7번의 모델체인지 중에서도 최대기록이다. 글로벌 대세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로 자리잡은 상황에서 보여준 아반떼의 놀라운 성적이다.

시작부터 심상치 않은 기운을 내뿜는 7세대 올 뉴 아반떼를 지난 8일 직접 만나봤다. 시승구간은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을 출발해 임진각을 돌아오는 약 80km의 구간이었다. 

   
▲ 현대자동차 준중형 세단 7세대 올 뉴 아반떼1열 인테리어는 운전석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사진=미디어펜

   
▲ 현대자동차 준중형 세단 7세대 올 뉴 아반떼 실내인테리어는 대형세단과 같은 느낌의 고급스러움을 보여준다. /사진=미디어펜

   
▲ 현대자동차 준중형 세단 7세대 올 뉴 아반떼는 뒷좌석 역시 넉넉한 공간을 자랑한다. /사진=미디어펜


처음만난 올 뉴 아반떼는 첫인상부터 포스가 남달랐다. 준중형 차지만 중형세단과도 비슷한 전장부터 매서운 맹수의 눈을 닮은 듯한 헤드라이트. 앞차를 잡아먹을 듯한 와이드그릴 등 다양한 디자인요소가 눈길을 끌었다. 

바로 직전의 6세대 부분변경 디자인이 많은 혹평을 받아서 인지 이전 스타일을 많이 정형화 시킨 듯한 느낌이다. 직전 페이스리프트 모델에서는 도형을 그대로 집어넣은 듯한 어색함이 있었다면 이제는 진정한 자동차의 디자인으로 승화된 모습이다. 

'삼각떼'라는 별명을 붙여준 헤드라이트에 아이라인을 길게 뽑아 매력적으로 그려낸 듯 한껏 멋을 낸 모습이 세련돼 보이고 인상적이다. 이런 헤드램프는 빛에 따라 반짝이는 다크크롬 그릴과 일체감 있게 배열해 7세대 올 뉴 아반떼 만의 확실한 인상을 심어준다.

이번 올 뉴 아반떼의 주목할 부분은 측면부 디자인이다. 보통 라운드 형태의 모습이던 측면디자인에 다양한 캐릭터라인을 집어넣었다. 운전석에서 뒷좌석까지 이어지는 날카로운 음각의 도어 라인은 잘 조각해낸 듯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또 펜더를 덥고 내려오는 후드를 통해 독특한 아반떼 만의 디자인을 완성했다. 이를 통해 정차된 순간에도 속도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 새로운 아반떼의 존재감을 가감 없이 내비친다.

후면부도 전면과 측변에서 이어지는 듯한 과감한 디자인을 보여준다. 스포일러를 데신해 뾰족히 솟은 트렁크 라인. 그 뒤로 깊게 파인 음각의 리어램프는 현대차 로고의 'H'를 형상화 했다. 이 디자인은 제네시스의 쿼드램프처럼 아반떼의 시그니처 디자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내로 들어가자 운전자만의 공간 확보가 된 듯한 인테리어가 눈길을 끈다. 

전체적인 실내공간이 넓어졌지만 운전석 공간만큼은 안락한 요람과도 같은 느낌이었다. 특히 전체적인 배치가 운전자를 중심으로 이뤄져 있어 조작도 편했고 산뜻한 데님느낌의 컬러링과 디자인이 대형세단의 고급스러움을 선사한다. 

도로에 나와 올 뉴 아반떼를 본격적으로 느껴봤다. 매력적인 디자인에 반한 아반떼의 주행성능은 조금은 실망스러웠다. 6세대의 페이스리프트 직전까지만 해도 GDi방식의 엔진을 통해 강력한 주행성능을 보여줬던 아반떼지만 스마트스트림이 적용되며 MPI로 회귀했다. 

이 엔진은 출력에서는 부족함을 보이지만 탄탄한 내구성과 함께 효율성에서는 강점을 보이는 엔진이다. 후속으로 등장할 N라인의 모델과 구분감을 주기 위한 방법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 현대자동차 준중형 세단 7세대 올 뉴 아반떼의 파워트레인은 1.6 MPI엔진과 IVT무단변속기가 적용됐다. /사진=미디어펜

   
▲ 현대자동차 준중형 세단 7세대 올 뉴 아반떼. /사진=미디어펜


MPI특성상 주행성능은 얌전하다. 과하게 가속페달을 밟는다고 해도 1600cc에서 나올 수 있는 힘의 한계가 있고 더욱이 밋션은 IVT 무단변속기이기 때문에 찰진 변속감도 기대하기 어렵다. 하지만 자동차의 스포츠티함은 엔진의 힘으로 만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올 뉴 아반떼의 진짜 강점은 전체적인 차체 밸런스다. 급감속을 할 때 차체의 밸런스가 흐트러져 리어부분이 흔들리는 등의 현상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급가속을 할 때도 마찬가지로 한쪽으로 차가 기우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아반떼는 그런 거부감이 전혀 없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코너를 돌아나갈 때 역시 원하는 만큼 잘 돌아나간다. 이런 느낌 때문에 이번 7세대 올 뉴 아반떼의 MPI엔진과 IVT 무단변속기조합의 파워트레인이 원망스러웠다. 

초반의 가속은 큰 불만없이 무난하게 잘 나가줬다. 하지만 후반으로 속도가 올라가자 한계가 빨리 찾아오는 듯한 모습이다. 일상주행에서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지만 훌륭한 밸런스의 차를 얌전히 타야 된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서스펜션 세팅도 이전 모델보다 좀 더 단단해진 느낌이다. 시승 구간에 와인딩 코스가 포함돼 있지 않았지만 급커브가 반복되는 코스에 던져놔도 훌륭하게 적응할 것으로 보인다.

1.6MPI 모델로도 '펀카'의 역할을 해내기엔 크게 부족함이 없지만 상반기 중 출시 예정인 고성능 'N라인'은 생김새와 성능의 괴리감이 없을 것으로 기대된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2030세대를 주 타깃으로 하는 만큼 연비는 뛰어나다. 반환지점을 돌아 복귀하는 과정에서 주행모드를 '에코'로 설정하고 정속주행을 하니 24.1km/ℓ가 나왔다.

시내주행을 포함한 일상적인 주행 환경에서는 복합연비인 15.4km/ℓ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현대자동차 준중형 세단 7세대 올 뉴 아반떼. /사진=미디어펜
   
▲ 현대자동차 준중형 세단 7세대 올 뉴 아반떼. /사진=미디어펜


전 트림에 기본 적용된 차로 유지 보조(LFA), 차로 이탈방지 보조(LKA) 모두 정확하게 작동한다. 스마트 크루즈컨트롤과 결합해 작동시키면 핸들이나 가속페달, 브레이크를 통제하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앞차와 간격을 유지하며 차로 중심을 따라 잘 달린다.

엔트리 차종으로서는 드물게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도 기본 트림부터 적용됐다. 다만 충돌 위험에 대한 감지 영역이 지나치게 민감해 전방 옆차선으로 달리던 차가 차선에 살짝만 다가서도 긴급제동 경고가 뜨는 부분은 조정이 필요할 것 같다.

편의사양도 충실하다. '서버 기반 음성인식 차량 제어'를 활용하면 에어컨이나 열선시트 버튼을 찾느라 시선을 분산시킬 필요 없이 말 한마디로 각종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뒷좌석 USB포트가 없어 아쉬웠지만 센터콘솔에 있는 포트를 통해 뒷좌석도 충전을 할 수 있다. 

현대차 답게 트렁크 공간도 잘 뽑아냈다. 여기에 더해 SUV처럼 뒷좌석을 6대 4로 분할해 접을 수도 있으니 화물 양에 따라 적절히 활용할 수도 있다.

7세대 아반떼 가격은 기본 트림인 스마트가 1531만원(이하 개소세 1.5% 적용 기준)이다. 스마트 기본트림은 6단 수동변속기가 달려 있으니 여기에 IVT 무단변속기를 장착하면 150만원이 추가된다. 그래도 1700만원도 안 되는 가격이다.

버튼 시동스마트키와 열선시트, 통풍시트, 듀얼 풀 오토 에어컨 등 기본적인 편의사양이 추가된 모던 트림도 1900만원을 넘지 않는다.

시승차로 제공된 최상위 트림 인스퍼레이션은 모든 편의사양을 갖추고도 2392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선루프나 17인치 휠이 필요하지 않다면 추가 옵션으로 들어갈 비용도 없다. '이 가격에 이런 호사를 누려도 되나' 싶을 정도로 가성비가 뛰어나다.

아반떼가 지난 몇 년간 소형 SUV에 엔트리카 시장을 잠식당하는 굴욕을 당한 것은 지나치게 무난함을 추구했던 안일함에서 비롯됐다. 이에 7세대 올 뉴 아반떼에 거는 기대가 크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새로운 세단의 부흥기를 이끌기 위한 역할도 해야된다. 현재의 성능과 디자인으로는 충분한 조건을 갖춘 것은 아니지만 추가될 모델들의 등장을 기대하게 만들 역할은 충분해 보인다. 
   
▲ 현대자동차 준중형 세단 7세대 올 뉴 아반떼. /사진=미디어펜

   
▲ 현대자동차 준중형 세단 7세대 올 뉴 아반떼. /사진=미디어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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