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코로나19는 단순한 경제위기나 불황이 아니라 누가 진정한 실력자인지 가늠하는 시험대로, 우리 조선업계가 이번 위기를 잘 극복해서 새로운 질서를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7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조선업계 간담회'에서 "정부는 조선산업 지원정책 등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비상경제중앙대책본부 내 산업·위기대응반을 통한 소통 강화 및 대응방안 검토를 실시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성 장관은 "지난 23일 위기관리대책회의를 통해 조선산업에 대해 제작금융 등 약 8조원이 지속 공급되고 선수금 환급 보증도 적기에 발급되도록 하는 대책을 확정했다"면서 "특별고용업종 지정 연장도 검토키로 했고, 부품·기자재업체들에 대해서는 납품계약서를 근거로 제작비용 지원을 확대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1분기 국내 업체들의 수주량은 40만CGT로, 전년 동기 대비 75.3% 감소했으나, 유동성은 타 업종보다 양호하다"며 "지난달 기준 총 수주잔량도 2118만CGT를 보유한 덕분에 생산차질도 빚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다만 "과거 금융위기 당시 수주가 급감하고 선주로부터의 인도지연과 납기 연장 및 계약취소가 발생했고, 금융기관의 여신 축소로 업체들이 난관에 마주했던 것으로 볼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2016년보다 더한 수주절벽을 겪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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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조선해양산업 발전협의회 성과보고회'에 참석한 (아래줄 왼쪽부터) 최남호 산업부 국장, 최금식 부산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 이사장, 강호일 한국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 이사장,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사장,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신종계 서울대학교 교수,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사장,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 정대성 대한조선 사장 등./사진=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
업계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 조선업계도 컨테이너선 물동량 감소와 LNG선 및 컨테이너선 신조 발주 감소 등 수요·생산·유동선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현재 356척(100만TEU)의 컨테이너선이 운휴 중이며, 향후 300만TEU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엑손모빌이 모잠비크 로부마 LNG 프로젝트 투자의사결정(FID)을 연기하는 등 주요 LNG 프로젝트의 차질도 거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 대표들은 정부에 △제작금융 등 유동성 지원 △선수급환급보증(RG) 발급규모 유지 및 적기발급 △제작금융 만기 연장 및 운전자금 공급 확대 △선박 인도금 담보부 운영자금 대출 등을 요청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글로벌 서플라이체인이 혼란스러운 상황이지만, 국내 업계는 외국 기자재업계로부터의 서비스 및 제품 공급 차질로 어려움을 맞고 있다"면서 "조선소 뿐만 아니라 국내 기자재업계의 경쟁력이 높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사장은 "수년 내에 산업현장 및 기술계통 우수 인력 유치도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시운전을 나가도 외국계 서비스 엔지니어가 입국을 못하면서 인도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어 정부에 제도적 개선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2분기까지는 수주활동 애로 및 불확실성 등으로 수주절벽이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대형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의 협상 및 수주활동이 진행 중으로, 하반기부터는 업황이 나아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조선해양산업 발전협의회 성과보고회' 직후에 열린 이번 간담회에는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사장,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 장윤근 STX조선해양 사장, 정대성 대한조선 사장, 이수근 대선조선 사장, 이병철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부회장, 신종계 서울대 조선공학과 교수 등도 참석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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