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일본군성노예제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더불어시민당 국회의원 당선인 윤미향 전 정의연 이사장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돌입했다.

정의연측 국세청 회계공시 서류에서 여러 오류와 모순이 포착되면서 위안부 할머니 지원사업 액수에 대한 의문이 이어지고 있다. 정의연 활동 전체가 신뢰를 잃어가는 형국이다.

윤미향 전 이사장과 정의연 관련 고발 사건 4건은 지난 14일 서울서부지검 형사 4부에 배당됐다. 서부지검 형사 4부는 공정거래 및 경제범죄 전담부서다. 이번 사건은 업무상 횡령 및 배임, 사기,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기부금품법) 위반 등 4개 혐의로 정리된다.

회계사 및 법조계측 전망은 전체적으로 조심스럽다. 비영리단체라는 특성상 후원금 전횡이 도덕적으로 비난 받을 수 있지만 법적 책임은 다른 문제라는 지적이다. 다만 국고보조금 횡령은 문제의 소지가 크다는 분석도 나왔다.

정의연과 정의연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비영리단체이지만 의무공시 공익법인이다. 공익법인 회계 기준에 따르면 국고보조금 전부 '보조금 수익'으로 명확히 기재해야 한다.

한 대형회계법인 소속 회계사는 16일 미디어펜과의 인터뷰에서 "여러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정의연 측은 2016년부터 4년간 국고보조금을 13억 4308만원 수령했다고 하는데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보조금이 없었다고 기재한게 문제"라며 "올해 국세청 공시(2019년분) 또한 실제 수령액보다 2억여원 적은 것으로 기재했는데 정말 이상하다"고 밝혔다.

그는 "국고보조금은 납세자가 납부한 세금으로 충당하는 것이라 정부 지침상 엄격한 회계처리가 필수"라며 "정의연이 공개한 해당 운용성과표 상 '보조금 수익' 내역에는 국고보조금 내용이 제대로 기록되어 있지 않다. 이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운용성과표는 기업의 경우 손익계산서와 동일한 것인데 공익법인 수익과 비용을 정확히 기록해야하는 회계장부"라며 "공익법인 회계기준 실무지침상 국고보조금은 이를 받은 시점에 수익으로 반영해야 하고, 반드시 '보조금 수익'이란 별도의 계정으로 기록한 내역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부장검사 출신 법조인은 이날 본지의 취재에 "국고보조금 횡령 등 정의연측이 금액을 고의로 누락할 의도가 있었다면 이는 '분식회계'(비정상적인 자금 운용 등 계산상의 복잡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재무 변화를 허위로 조작하는 불법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며 "정의연측은 이번에 논란이 된 회계문제들이 자금 유용이 아닌 관행이나 단순실수라고 주장하고 있어 이는 검찰이 명명백백히 밝혀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수사기관이 정의연측 영수증을 모두 확보해야만 진실이 정확히 밝혀질 수 있을 것"이라며 "이뿐 아니라 통합 절차에 나선 정의연과 정대협 두 법인이 따로 기부금을 모으고 사업을 진행하는 것 또한 석연치 않다"고 밝혔다.

그는 "정의연측은 '정대협 이름을 악용할 여지가 크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통합했다면서 왜 여전히 독립법인 지위를 유지하면서 별도로 기부금 모금을 지속하는지 의문"이라며 "법인 통합의 경우 소멸예정 법인(정대협)의 재산을 다른 법인(정의연)에 모두 증여한 후 소멸법인은 해산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기소와 유무죄 여부와 관련해 "정의연이 기부금과 국고보조금을 사적 용도에 사용했다면 실형까지 가능하다"며 "오류가 명백한 회계내역을 공시하면서 기부금을 모집한 것은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평가했다.

정의연측 입장은 단호하다. 공익법인을 전문으로 하는 회계기관을 통해 검증 받고, 이 과정 모두 공인된 기관의 추천을 받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16일 오후 홈페이지에는 5번째 해명자료를 내놨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정의연 회계부정 의혹에 검찰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기소로 결론내려 윤미향 당선인 등 위안부활동 관계자들이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설지 주목된다.